(무료 저녁식사를 준비할 무렵에...)
#긴글주의 #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
파일럿에게 가장 힘들고 위험한 순간을 뽑으라면 이착륙이라 말할 것입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단번에 고출력의 에너지를 뿜어내야 합니다.
이륙을 하고 정상궤도에 진입만하면 그 다음에는 비행이 수월하고 안전하겠죠.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려면 그렇게 여러 곳에서의 저항과 예기치 않는 일들이 뻥뻥 터지곤 합니다. 뭐 이런 일들을 한 두번 겪어 본 게 아니라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웃어넘깁니다.
저희가 매일 저녁식사를 한다니깐
1. “그걸 왜하지? 다들 집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먹지, 왜 여기 나와서까지 먹겠어?”
2. “대체 소년소녀가장과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기에 저걸 한대?”
3.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누가 좀 말려봐요.”
4. “당신 그러다가 죽어”
이 외에도 여러가지 반응이 나왔지만 대표로 네 가지만 써봤습니다.
사람이 참 편협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걸 여기서 깨닫습니다. 한마디로 자기 생각에 빠져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럼 저의 답변을 드리죠.
1. 우리는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저녁식사를 대접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남양지역에는 자그만한 뉴타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택지”라고 부르죠.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며 빌딩이 한 층, 한 층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여기 남양지역은 현재 건설업 호황입니다. 일할 사람이 없어서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으니깐요. 자연히 타지역보다 건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이분들을 가리켜 “일용직근로자”라 부릅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멀리서부터 아무도 없는 이곳까지 와 건설업(노가다)에 뛰어든 사람들 말입니다. 특별히 이 사람들은 돈도 빽도 없을뿐더러 간신히 몸뚱이 하나만 믿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건강한 것도 아닙니다. 여기저기 파스를 붙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 아마 이분들 파스값도 무시 못할 정도일 겁니다.
모여든 사람들은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잠 잘 곳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기숙사같은 곳이 있는, 그렇게 인프라가 좋은 동네가 아니기에 모두 모텔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한 달에 일정금액만 내면 일용직근로자나 외국인노동자에게 방 한 칸을 내주는 아주 후진 모델이 몇 개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들어가는 사람들은 그래도 양반급입니다. 그런 돈도 없어 보증금 없이 다달이 월세만 내면 되는 쪽방 크기의 고시원도 남양읍내에는 존재하죠. 속된 말로 “달방”이라 부릅니다. 사실 여기까지 가는 사람은 가족도 친척도 없거나 떨어져 살거나 아니면 이혼을 해서 홀몸인 경우가 대부분인 사람들입니다.
얼마 전 종로의 한 고시원에서 큰 화재가 나서 귀한 생명 여럿이 숨졌지만 가족이 오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는 다른 세상 이야기가 아님을 미어지는 마음을 움켜지며 바라봤습니다.
하다못해 PC방에서 밤을 지새는 분도 봤으니깐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몰라도,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의 마음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답답하고 안타깝고 불쌍합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저녁에 일을 모두 마치고 모텔로 들어갈 때는 양손에 소주 한 병과 새우깡 한 봉지를 들고 터벅터벅 힘메가리 하나 없는 뒷모습을 하고는 들어가시는데, 소주 한 병과 새우깡 한 봉지로 저녁을 떼우는 겁니다. 저녁다운 저녁을 먹어본 지 기억도 안날 정도,,,
우리가 아침과 저녁을 대접하고자 하는 이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절망에 빠져있는, 하루 하루가 기나긴 터널 속에 갇혀사는 사람들, 도저히 돌파구가 안 보이는 사람들, 매일 술로 그 허한 마음을 달래지 않으면 안되는 이들, 정말 세상 불쌍한 사람들을 우리가 예수님의 마음으로 섬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2. 대한민국 정부는 하나원에서 나온 새터민(북한 탈북민)들을 대한민국에서 잘 정착시키고자 집단 거주 장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곳이 여기 화성서부지역(사강, 마도, 남양)에 많이 분포됐는데요.
집단노동생활, 즉 뼛속까지 사회주의인 이들이 개인의 사적영역을 존중하는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단번에 적응한단 말입니까? 자녀교육은 또 어떻고요. 새터민의 자녀들, 우리는 이들을 소외계층 청소년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이뿐 아나라 이 지역에는 다문화 가정 자녀, 편부모 자녀, 이혼부모 자녀, 맞벌이 가정, 외조모 가정, 부모가 다 농사에 전념하시거나 장사에 전념하느라 자녀 교육에 힘을 못 기울이시는 가정,,,,
이런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자녀 교육에 대해 나름 신경을 쓰고 계시지만 형편이 안돼 결국 포기했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는 이들을 위해 “저녁식사”와 “우리동네무료꿈의공부방”을 실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절 말릴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그런데 “누가 좀 말라봐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사에 모든 게 “안 되는 것” 뿐이고, 부정적이며, 그의 삶 자체가 실패로 가득한 삶, ,,,, 뭐 그렇더라고요...
4. 저, 안 죽습니다. 꼭 완수해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에 못 죽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만 저 안죽어요.
제 모교인 사강감리교회 담임목사님께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뚝심” 하나는 완벽할 정도로 배우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뭐든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밀어붙이는 능력은 탁월합니다. “추진력”이라고 말씀해 주시면 좋겠네요.
사강교회에서 대지를 구입할 때나 백주년기념관을 건축할 때나 GBS 어린이 성경공부 학교를 개설할 때, 그외 여러가지 새로운 사역을 시작할 때에는 앞에서 말했듯 비행기가 완전히 궤도에 들어설 때까지 밀어붙이는 게 탁월하셨습니다. 담당자에게 전권을 부여해주고, 기도와 설교로 성도들에게 한마음을 가지도록 하고, 모든 재원을 초집중시키는 것이 마치 불도저가 앞만보고 쭉쭉 나가는 것처럼 그냥 밀어붙이는 것을 저도 똑같이 목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녁식사도 먼저는 제 아내한테 치밀하게, 오랜시간 설득시켰으며, 우리교회 성도들에게도 당회 때 발표를 했던 것이죠.
지금부터 차차 이해와 설득, 그리고 추진력을 동시에 발휘해야 함은 제 몫이겠네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도록 하는 게 제 숙제입니다. 이해력, 설득력, 추진력...
“행복한무료저녁식사”도 새로운 도전이기에 초장부터 끝장을 내버리려고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담당자에게 전권을 내주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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