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스

카테고리 없음 2024. 4. 27. 15:53

신뢰(信賴, 굳게 믿고 의지함)는 갑자기,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는 더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는 오랜시간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급식소를 운영하려면 제일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료급식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다년간 후원관계를 이어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연말이면 후원자 리스트가 순차적으로 정렬됩니다.
이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연말정산에 신경씁니다.
정기후원자에게만큼은 기부금영수증을 우리가 알아서 처리해줍니다. 이들도 그러려니 합니다.
“알아서 올려주겠지” 생각합니다.
깨질 수 없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입니다.
우리 단체와 후원자와의 작은 유니버스(Universe, 세계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 유니버스를 움직이는 힘은 신뢰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아주 강력한 힘을 지녔습니다.
신뢰해주는 만큼 실망시키지 않도록 부단히 움직이겠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심정으로 움직이겠습니다.
성실과 겸손과 정직과 긍휼과 온유의 마음을 가지고 달려가겠습니다.

결혼한 지 8년 만에 아기가 생겼습니다.
불가능했는데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임신하기 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부부에게 아기를 주세요.
인공수정과 시험관시술 다 실패했습니다.
이제 돈도 없어요. 하나님, 어떡해요?
인간의 의지 다 포기하겠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움직여 주세요.
우리에게 예쁜 아기를 주세요.”
기도를 하자마자 거짓말 같이 아기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출산까지 했습니다.
산후조리도 안 됐는데 아내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 둘째도 낳을까?”
그렇게 안 됐던 임신이 쉽게 됐습니다.
또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 셋째도 만듭시다.”
아내가 버럭 화를 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란 한도 끝도 없나봅니다.
자녀가 없었을 땐, 한 명만이라도 간절히 원했는데 자꾸 욕심이 생겼습니다.
김성민도 욕심 많은 인간이었습니다. 너무 간사했습니다.
둘째를 낳고 바로 적출수술을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조직검사 결과 더 있었으면 암이 커져 위험했을 겁니다.”
욕심 때문에 아내를 잃을 뻔 했습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더니 과거를 까맣게 잊었습니다.
사람은 배가 부르면 안 됩니다.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늘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절제의 미를 배웠습니다.
후원금이 많이 들어오면 전부 사회에 내 놓고,
조금 들어오면 허리띠 바싹 매며 정직하게 운영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유니버스에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신뢰라는 유니버스에 들어와 주십시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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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일자리를 찾아 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경기라 일거리가 없습니다.
돈이 없어 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웁니다.
내 손을 꼭 잡고 어눌한 말투로 말합니다.
“목사님, 나 일 잘해요. 벽돌도 잘 나르고 힘도 쌔요.
목사님, 나 일거리 좀 줘요.
우리 와이프,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밥 굶어요.”
이런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

우리 급식소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한번 식판에 나간 음식은 절대 싸갈 수 없다.”
급식소 안에서 다 먹고 가야합니다.
집에 싸 가서 두고두고 먹다가 배탈이라도 나면 우리 책임이기 때문이죠.
간혹 반찬이 남아 싸가려는 사람이 있는데 원천봉쇄하고 맙니다.
근데 러시아 사람이 남은 반찬을 가져가는 게 아닙니까?
눈치를 보며 살며시 휴지로 감쌉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도시락이 남았을 때마다 저녁식사 하라며 손에 쥐어줍니다.
얼른 일이 생기길 바랍니다.
--
몇 년 동안 안 보였던 어르신이 완전 백발로 급식소를 찾았습니다.
코로나 전이었으니 3년만입니다.
그동안 많이 여위어졌고 쇄약해졌습니다.
거동도 아들의 부축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가 됐습니다.
치매가 걸린 것입니다.
근데 급식소 앞 횡단보도에서부터 나를 보더니 세상 환하게 웃는 게 아닙니까?
반갑다며 손도 흔들어댔습니다.
치매인데도 무료급식소 목사를 알아봐주는 게 신기했습니다.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방끗 웃는 경우가 없었다며 아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묻고 또 묻고, 인사하고 또 인사하는 어르신이 참 반가웠습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는지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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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카테고리 없음 2024. 4. 22. 17:14

교회를 개척한지 13년이 됐고, 무료급식을 시작한지 12년이 됐습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모진 세월을 지나왔다는 게 실감나지 않습니다.
불가능했던 상황들을 맞닥뜨리며 끊임없이 고뇌하고 싸우며 견뎌 냈습니다.
기쁨과 슬픔, 통쾌와 고통, 만족과 실패 모두 맛 봤습니다.
여러 상황과 거센 풍파를 맞으며 더 성숙할 수 있었습니다.
성숙하고 보니 깨달은 게 있습니다.
“나 혼자는 할 수 없었다.”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나 혼자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해주셨고, 우리교회 성도, 봉사자, 후원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이 상당하며, 기업과 단체와 교회들의 관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역에서도 우리를 면밀히 살폈습니다.
물론 무료급식 이용자가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을 테죠.
그들을 대접하는 것이지만 만나무료급식소를 이용해주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임을 깨달아 항상 고마움을 간직합니다.
또 대한민국 정부와 화성시도 고마운 대상입니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의 혜택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정무에도 국회의원과 시의원이 찾아줬습니다.
이처럼 돕는 사람이 항상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불가능한 일, 기적 같은 일들이 매일 펼쳐졌습니다.
이러한 신비한 체험과 경험 때문에 덩달아 신나게 사역할 수 있었고요.
만약, 가진 게 많아서 내 것을 가지고 사역했다면 이런 간증을 쓸 수 없었을 겁니다.
매일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며 감동을 줄 수 있는 건 후원자, 당신 덕분입니다.
그래서 자랑할 것도, 뽐낼 것도 없습니다.
김성민이 잘한 건 없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여 물심양면으로 힘껏 돕는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도록 협력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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