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눈발이 거세지더니 하염없이 내리더라고요. 혹시나 우리 어르신들이 오실 때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지나 않을까라는 걱정에 내린 눈을 치우고 또 치웠습니다.
오늘은 눈 때문에 얼마 안 오시겠지라고 생각했건만 평소와 다름없이 많이 오셨던 하루였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무료급식에 “식판”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무료급식소도 식판을 쓰고있고, 반찬도 섞이지 않아서 좋고요. 국물이 있는 반찬을 따로따로 놓아 마르지 않아서도 좋고요. 또 밥과 김칫물이 섞이지 않아서도 괜찮을 것 같아 식판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단, 설거지할 때 무거워서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어르신들이 쓰기에 편하고 깔끔하기만 한다면 바꾸는 게 마땅하겠죠.
오늘 무료급식을 다 끝내고 후원 들어온 무로 맛있는 깍두기를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관심과 사랑, 그리고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 저희 주변에 굉장히 많다라는 것을 세삼 느끼고 또 느끼는 바입니다.
이런분들은 무심한 것 같으면서도 세심하게 저희를 챙겨주시는 분들이죠. 그래서 더욱 감동을 받습니다.
사강감리교회 모 집사님께서 우리에게 “행복한무료저녁식사”에 쓰라면서 컵라면을 택배로 배달시켜주셨습니다.
그 전에 저에게 “내가 후원하겠다”는 말씀 한마디도 없이 그냥 무작정 후원해 주신 게 아닙니까.
택배회사, 물류창고에 각각 전화를 걸어 결국 보내신 분을 알아낸 것입니다.
저는 무료급식을 시작하면서 하나의 강박증세 같은 게 생겼는데요. 그것은 저희에게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 꼭 전화로든 직접 찾아가서든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증세입니다.
무명으로 하든 이름을 밝히신 분이든간에 무조건 연락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죠,.
이번에도 결국 찾아냈지뭐에요.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은혜 잊지 않을게요.
다음 주, 주중에 2018년, 1년 동안 저희에게 정기후원으로 섬겨주신 모든 분에게 한 분, 한 분 전화를 걸어 제 진심을 다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려고요.
그게 다음 주 가장 큰 저의 스케줄입니다.
또 사강감리교회 김정림권사님을 통해서도 귀한 후원을 받았습니다. 권사님께서 직접 농사지은 귀한 수확물들을 우리 급식소에 친히 후원을 해주신 것입니다. 아직 마르지 않는 흙이 붙어있는 대파를 보아하니 아침이 밭에서 뽑아 바로 후원해 주신 것 같더라고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사님, 우리 어르신들에게 정성껏 대접하겠습니다.”
늘 우리를 위해 사랑을 베풀어주시고 계신 사강감리교회 담임목사님께서 가끔 공식석상에 저희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나 과분하고 염치가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정말 보잘 것 없는 저희를...
이런 식으로 성도들에게 후원독려의 말씀을 해주시니 어찌 이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요...
요즘 목사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라는 고민밖에 생각하는 게 없습니다.
사실 우리교회가 개척할 당시 개척자금으로 큰 금액을 후원해 주셨는데요. 저희는 그것을 가지고 개척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죠.
그래서 이번 2018년 더열린교회 정기당회 때 결의한 게 하나 있는데 우리교회 식구들이 없는 살림이지만 그래도 허리띠를 졸라매어 2011년 당시 우리교회가 개척할 때 도와주셨던 사강감리교회 개척자금을 갚어나가기 위한 적립금을 만들기로 결의한 것입니다. 이것만이 은혜를 갚는 길이라는 생각에 단행한 결정이죠.
사람은 누구나 은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모르면 사람도 아니죠.
목사님 은퇴하시기 전에 최대한 힘을 모아 상환하려는 우리교회의 의지를 보여드리려고요. 물론 단번에는 힘들겠지만 매달 조금씩 조금씩 적립하여 할 수 있는데까지 힘껏 해보려고요.
이러고보니 갑자기 우리교회 성도들에게 감사한 생각이 드네요. 담임목사의 의중을 잘 이해해 주고 잘 따라주는 우리교회 성도들이 있어 전 참 행복한 목사인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