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중에 “주일”이 가장 힘듭니다.
무료급식 하는 평일보다 더 힘듭니다.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이거든요.
저녁예배까지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습니다.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와 작렬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내 안에 있는 모든 열정을 불사른 느낌입니다.
그러나 몸은 힘들어도 영적으로 새 힘을 받습니다.
그래서 또 일주일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육체는 힘들어도 영혼만은 으라차차 힘이 솟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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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전에는 무조건 조심합니다.
아내와 대화할 때도 조심하고, 운전할 때도 조심합니다.
화내지 않고, 죄짓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관계가 안 좋은 감정상태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게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글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글 소재가 많다고 글쓰기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한동안 글을 못 썼습니다. 준비가 안 됐거든요.
조금 바빴습니다.
사실 바쁜 일도 아닌데 바쁜 척 한 것입니다.
제가 일머리가 없습니다.
손이 빠른 아내가 항상 답답해합니다.
그러나 느려도 꼼꼼히 하는 스타일입니다.
뒤탈 없게, 보고 또 보는 스타일이죠.
항상 그 다음을 생각해서 스케줄링 해놓고
포스트잇에 메모해둡니다.
우편물 보낼 때에도
“보내는 사람” 입장에선 100개, 200개 반복작업이니 빨리빨리 끝내고 싶겠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선 자신을 위한 단 한 개를 받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 사람에게만 보내는 거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작업합니다.
절대 눈 가리고 아웅 하지 않고, 위기만 모면하려 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해도 완벽하게 하고 싶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기 싫습니다.
모든 일을 “내 일”같이 하고, “책임감”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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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내는 “김성민”하고 결혼했습니다.
쥐뿔도 없는 저하고 결혼했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저를 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사람하고 결혼 한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장인어른께서 새 집을 마련해주셨겠습니까?
그래서 저희 아버지께서 결혼할 때 해주셨던 전셋집 보증금을 보태 이사를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아무튼
“왜 나와 결혼했어요?” 물어도 속시원히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결혼 전, LG란 대기업을 다녔던 사람인데,
또 청년이 많은 삼일교회를 섬기면서 해외파, SKY 등 스펙 짱짱한 남자들에게 대쉬도 많이 받았을 텐데 말이죠.
그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 별 볼 일없는 사람을 붙잡은 것일까요?
아무래도...
나를 선택한 이유,
한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맡길 수 있었던 이유는
앞에서 말했던 “책임감”과 성실함, 끈기,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믿음”이 아니었을까요?
“책임감과 믿음”이 미인?을 얻을 수 있었던 전술이었습니다.
한 여자가 내 어깨에 기대어 평생을 살아갑니다.
막중한 책임감이 더 생깁니다.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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