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안 돼

사진첩 2015. 4. 7. 17:14

2015.03.04.수 <계획대로 안 돼>

저는 뭔가 스케줄대로 움직이면 안정감을 얻습니다.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어지죠!

...

지난 주일은 3월 1일이었습니다.
매년마다 3월 1일이 되면 전교인이 교회에 모여 삼겹살을 먹습니다.
3월 3일, “삼겹살-Day”를 맞아 우리교회는 삼일절 공휴일에 이런 행사를 여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성도들이 공장에 다니기 때문에 공휴일이 아니고서는 평일에 시간을 내기란 힘든 상황입니다.
주일도 근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실 이 날도 많은 성도가 함께 하지 못 했습니다.
고되게 일하시는 성도들에게 배불리 드시게 하고픈 생각이 이런 행사를 개최하게 된 동기입니다.
이것도 벌써 3년째가 됐습니다.
올 해는 주일과 겹치는 바람에 주일 점심식사를 고기파티로 했습니다.
반찬은 별거 없었지만 그래도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왁자지껄하게 먹으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작은 모임이지만, 그곳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서로를 배려하며 챙겨주는 모습들을 확인했습니다.
마치 우애 깊고 끈끈한 가족처럼 말입니다.

여기까지 모든 행사가 순차적으로,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듯 했습니다.

우리교회는 매달 첫 주는 연합예배로 드립니다.
초등학생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학교 학생들이 이 날따라 이상하게 집중을 하지 않더라고요
한 학생이 몇 일전, 스마트폰 채팅 어플로 여자 친구를 사귀었는데 일산에 산다는 것입니다.
그 여자 친구에게 오늘 교회에서 고기파티를 한다고 이야기 했나 봅니다.
이어 목사님에게 일산에 자기 여자 친구가 있으니, 그 친구의 시간에 맞춰 주일 오후 1:30에 가서 데려오자는 것입니다.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저는 우리교회 학생에게 안 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줬습니다.
그 학생은 미련이 있는지 아쉬워하더라고요.
그리고 일단락되는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일 아침, 이 학생이 교회학교 학생을 다 데리고 수원역에 간 것이 아니겠습니까? 연합예배는 드리지도 않고 말입니다. 알고 보니 채팅해서 사귄 여자 친구가 수원역까지 나온다고 그 친구를 데려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수원역으로 가 그 여자 친구에게 연락을 해 보니 “연락두절”이었다면서 씩씩대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모두 허탈하게 돌아왔지요. 그것도 모든 예배는 끝나고 점심식사 때 말입니다. 그래도 교회를 찾아온 아이들이 예뻤습니다.
그런데 점심을 다 먹자마자 다시 나가는 것입니다.
“어디 가니?”
“노래방이요”
그 땐 순간 “이게 뭐지? 하나님께 대한 예배, 교회에 대한 생각, 목사님께 대한 예절을 잘못 가르쳤나?”라는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주일에 예배 한번을 드리지 않고, 전도도 하지 않게 하는 것들이 마냥 하나님께 죄송스러웠습니다. 제가 이 아이들을 잘못 가르친 것입니다. 마지막 차량운행을 하면서까지 저의 마음이 꺼림칙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무섭게 다가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기로 했습니다.

결국 연합예배는 이렇게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 목회에서 또 한 번의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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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3.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어제도 열린밥차 사역을 나갔습니다.
지역의 어르신들께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보람 있고 삶의 원동력을 가져다 줍니다. 작지만 우리교회가 이 지역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뭔가 하고 있구나 라는 "뿌듯함"이 그것입니다.

...

그런데 낮 12시 쯤 저의 멘토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갑자기 컴퓨터가 안 된다고 저에게 SOS를 치신 것입니다.

저에게 영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셨던 분이므로 만약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모든 일을 제쳐놓고 달려가는 것이 그분을 향한 저의 도리라 생각합니다.
빨리 사역을 마치고 정리정돈을 한 다음 교회차(그랜드스타렉스)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교회차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교회가 개척을 할 때, 개척헌금과 아내가 결혼 전에 구입했던 승용차를 판 가격, 그리고 사강감리교회에서 개척자금으로 도와준 금액을 다 긁어모아 어렵게 어렵게 구입한 우리교회의 보물 제1호이지요.
제 인생에서 승합차를 새 차로 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애지중지 다루고 있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에도 2,000RPM이 넘지 않게 밟고, 급브레이크나 급가속은 절대 안 하지요.
구입한지 5년이 됐는데 2만Km 밖에 타지 않았으니 얼마나 금이야 옥이야 탔겠습니까?

그래서 누가 교회 승합차를 빌려달라고 할 때가 가장 곤혹스럽습니다.
사실 여기저기서 빌려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습니다. 마음이 약한 저는 선뜻 대답도 못하고 머뭇머뭇 거리죠.

이렇게 아끼는 교회차를 몰고 가는데 갑자기 옆에서 승용차가 꽝 박는 게 아닙니까?
“아니 어떻게 옆에서 보지도 않고 나옵니까?”
상대방 아주머니께서는 연신 핑계만 대셨습니다.
“어? 천천히 나왔는데,,, 옆에 차 때문에 안 보였네... 아저씨가 너무 빨리 운전 한 것 아니에요?”
이유같지 않는 이유만 늘어놓더라고요!
기가 막혔습니다.
저는 교보 악사 다이렉트, 상대방은 삼성화재였습니다.
피해자인 저에게 과실 3을 주고, 상대방은 7로 예상하더군요.
우리 쪽 보험직원도, 상대방 쪽 보험직원도...굉장히 억울했습니다.
상대방 수리비의 30%는 제가 물어줘야 된다는 것입니다. 제 차 수리비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보험회사가 지급하겠지만
초기 자기부담금과 보험 할증이 붙는다는 말씀을 하셨을 땐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오늘 자고 일어나보니 한 쪽 팔이 놀랬는지 아프더라고요.
병원은 안 갔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약간 기분이 언짢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혼자 교회 안에서 차근차근 생각을 짚어갔습니다.
“이 사고가 왜 나에게 일어났지?”

하나님의 자녀는 절대 "운명"이나 "우연"이 없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분명히 이것은 뭔가 인과응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쯤 기도 끝에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첫째, 저의 죄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 앞과 사람들 앞에 회개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저의 머릿속에 회개꺼리가 스쳐갔습니다. 교만했던 것들, 남의 이야기 했던 것들, 각종 자범죄들. 이 모든 것들이 사건의 원인이었습니다.

둘째, 교회차를 우상화했었습니다. 어찌 보면 하나님보다 더 귀하게 생각하고, 더 신경을 썼으며, 더 아꼈던 것입니다. 이것이 문제였지요.

셋째, 앞으로 더 조심운전을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 너무 급하게 운전했나 봅니다.

넷째, 상대방 아주머니도 저도 몸 안 다치고, 이만큼 부서진 게 다행이었습니다.

다섯째, 상대방이 값비싼 외제차가 아님에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아마 외제차인 경우 조금만 흠집이 났어도 전 유치장으로 직행해야겠죠. 돈이 없으니 몸으로 떼우는 수 밖에^^

여섯째, 상대방에게는 미안하지만, 제가 가해자가 안 된 것이 감사했습니다.

일곱째, 더 큰 축복 때문입니다. 저와 우리교회를 향한 축복의 전조 상황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우연히 다가오시지도 않으셨고,
우연히 구속 계획을 세우시지도 않으셨으며,
우연히 성화의 모습으로 이끌어 가시지도 않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
오늘의 이 경험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될거라 믿습니다.
뭔가 깨닫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였다는 것은 머지않아 고백할 날이 오겠죠!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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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죽어요

사진첩 2015. 4. 7. 17:09

2015.02.28.토 < 내일 죽어요! >

어제(2월 27일) 금요일 아침, 여느 때와 같이 아침 9시부터 열린밥차 준비를 했습니다.
아내가 약간 몸이 좋지 않은 관계로 제가 쌀을 안치고 김치를 써는 등의 준비를 했습니다.

...

사실 우리 아내는 요즘 스트레스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없어서이지요.
돈이 없다고 쓸 것, 먹을 것, 제가 다 막다보니
아내는 지금 미치기? 일보직전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없어보긴 처음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오랜만에 식당에 가면 아내보고 주문하라하고
저는 속이 더부룩하다는 핑계로 주문하지 않습니다.
저도 이런 것들이 궁색해 보입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아내에게 이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남편을 보는 아내는 저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우울해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서로 싸우는 시간도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아내가 저 몰래 일을 냈습니다.
제가 완강히 반대했던 경제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저 몰래 어린이집 지원 원서를 썼고
안산에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에 면접까지 다 붙어서 온 것입니다.

단지 남편과 몇몇 성도들이 나와 열린밥차를 하는 것이 딱했던지 시간연장반으로 신청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린밥차 봉사를 다 하고 나서 부랴부랴 어린이집에 출근하면 얼추 시간이 맞는다고 저에게 일은 다 벌여놓고 설득하더라고요.

할 수없이 월수입의 50%, 십의오조를 하는 조건으로 “당신 맘대로 해"라고 했죠.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퉁명스럽게 말을 던졌습니다.

그래서 요즘 인수인계다 새학기다 해서 출근을 합니다.
일을 손에서 놓다가 새로 시작하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나 봅니다.
그래도 남편 앞에선 아프다는 말 못합니다. 그렇게 반대했으니깐...

제가 너무한다고요? 그럼 어떻게 하라는 소리냐고요?
우리교회 부흥의 고비가 2015년이라 믿고 있습니다.
2014년에 그 발판을 만들었고요.
여기서 주님과 함께, 온 성도가 합심하여 조금만 열심히 한다면 놀라운 역사가 일어 날것을,..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흥은 전적으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손에 달려 있겠죠!
돈도 그렇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걱정이 문제이지요!
지금까지 굶지 않았잖아요!
(그래요. 그래도 저를 욕하지 마세요~ 안 들리니깐.... 아무리 그래도 “안녕하세요” 출연 안 할 것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금요일 열린밥차를 준비했습니다.
제가 쌀을 안치면 양 조절이 안 됩니다. 항상 밥솥 한가득 하죠!
그런데 스마트폰에서 긴급뉴스가 쉴 새 없이 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화성에 엽총 난사”, “4명 중상, 범인과 대치 중”
처음엔 화성의 땅이 얼마나 큰데.... 다른 곳이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마침 우리교회 학생이 전화를 해서 “목사님 오늘 뉴스 봤어요? 거기 관영이네 집 옆집이래요!”
관영이네라면 우리교회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고, 관영뿐만 아니라 김순임성도가 살고 있는 집도 그 옆집인데.... 큰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관영이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집에 꼼짝없이 있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이런 큰 일이 벌어지다니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 여파로 오늘 열린밥차의 어르신들이 10명 남짓밖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다들 집에서 나오시지 않은 것입니다. 시내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경찰 싸이렌 소리와 방송국 차들만 잔뜩 모여들었습니다.

열린밥차에 오신 어르신들마다 화제는 총에 맞은 할아버지 부부 이야기였습니다.

오후에 우리교회 성도인 김순임 성도께서 교회를 찾아 오셨습니다.
너무나 잘 알고 지냈던 이웃이었다면서 착하시고 겸손하시고
이웃들에게 아주 존경을 받아왔던 분이라는 것입니다.
관영이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 볼 때마다 맛있는 것 주시고, 다정하게 대해 주셨다고요.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이 있습니다.
우리교회가 그 집을 얼마나 많이 전도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교회로 인도하지 못하고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해야 할 목사의 입장에서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릅니다.

더욱 전도의 긴급성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봤던 사람이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잖습니까?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더욱 힘을 쏟아야 됨을 알게 됩니다.
만약 그 할아버지께서 “나는 내일 죽는다.”를 알고 있었다면...
그 사실을 우리교회 또한 알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느긋한 전도는 없었을 것입니다.
여러분! 빨리 나가서 전도합시다. 천국백성 만듭시다.
지금 빨리요! Follow me.(팔로미, 어서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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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young Jang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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