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열심히 살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끊임없이 연구합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가 소중합니다. 힘껏 살아갑니다.
이번 주는 결손아동 후견인들에게 나눠줄 “감사영상”을 제작했고, 정기당회 준비까지 마쳤습니다.
1년에 한 번, 아이들이 직접 감사영상을 만들어 보냅니다.
그러면 후견인들이 좋아합니다.
내가 후원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잘 성장해가는 모습에 뿌듯하기만 합니다. 후원금이 아깝지 않습니다.

후원자들에게 계속해서 피드백을 줍니다.
감사영상으로, 명절 때 인사함으로, 글쓰기로 계속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래서인지 한 번 맺은 인연은 잘 끊어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글 쓰는 것도 후원자와의 교류 때문입니다.
우리의 사역보고이고, 교감이며, 정체성입니다.
새로운 후원자를 찾는 이유도 있지만 기존 후원자들로 하여금 “내가 보내는 돈이 이렇게 쓰이고 있구나.”라는 안도와 안심을 심어주는 작업입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이고 꾸준히 글쓰기와 감사인사를 해왔습니다.
이제는 신뢰의 끈으로 꽉 묶여있습니다.
후원자와 우리가 아주 튼튼한 끈으로 꼭꼭 묶여있습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을 사람들입니다.
더 탄탄하고 더 끈끈한 믿음의 관계가 되버렸습니다.
한 번 맺어진 후원자, 한 번 맺어진 고객은 우리의 영원한 핵심코어(구심력 있는 후원자)가 됩니다.
후원자, 당신을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완전하고 완벽한 믿음을 심어드리겠습니다.

어제 기존 후원자(닉네임 웜뱃)가 전화했습니다.
“우리 남편하고 둘째 딸도 소외청소년의 후견인이 되고 싶어합니다. 신청해주세요.”
“아니 계속 후원하셨잖아요. 이제 그만하세요.”
“그건 저 이고요. 남편과 우리 아이도 따로따로 한데요. 그러니 어서 신청해주십시오.”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후원자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며,
사랑, 관심, 교통, 연락, 기도, 관리의 도구가 됩니다.
나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PR(홍보) 개념도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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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없습니다.
진짜로 없습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무료급식소에서 일만 합니다.
인생의 낙이라곤 찾을 수 없습니다.
무료급식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모입니다.
사방에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는 폐지나 고철을 주어 고물상에 파는 사람도 있고,
정신연령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뇌졸중 환자도,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수두룩합니다.
이 사람들이 다 무료급식소를 찾습니다.
그리고 나를 찾아와 이야기 보따리를 늘어놓습니다.
“오늘 덥네, 겨울이 왜이래. 목사님은 안 더워?
아들 많이 컸던데, 애 낳았다고 반지 사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등학교 올라간다면서. 우와 세월 빠르다.
목사님, 나랑 담배 하나 피고 옵시다. 괜찮아. 사람 안 볼 땐 한대씩 피고 그러는거야.
어이 김목사, 오늘 밥 맛있게 먹고가. 내일은 바빠서 못나와, 모레 올게...”
농담하는 편한 친구가 가까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다 내 친구입니다.
그래서 난 친구 많습니다.
세상 사람은 이들을 괄시하고 멸시하지만 기꺼이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겠습니다.
더 낮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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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좁습니다. 시골동네입니다.
누가 누군지 다 압니다.
토요일은 무료급식을 안 합니다. 목회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설교준비를 하다가 출출하면 가까운 식당을 찾습니다.
그러면 거의 아는 사람들입니다.
“아이구 목사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아,,, 네,,, 안녕하세요.”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면 직원이 말합니다.
“목사님, 아까 그분이 목사님 것까지 계산하고 갔습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도 버릇이 생겼습니다.
식당에서 지인을 만났으면 최대한 빨리 먹고 벌떡 일어나 상대방 것까지 계산해주고 쏜살같이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은 받은만큼 베풀어야 합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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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

카테고리 없음 2023. 12. 7. 12:18

“오늘부터 후원하겠습니다.”라고 연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기후원, CMS, 혹은 결손아동 1대1 후견인으로 작정합니다.
이 사람들에게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런 연락 받을 때가 가장 신납니다. 저절로 힘이 솟구칩니다.
불끈불끈 에너지가 완충됩니다.
반면 후원이 끊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것인지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습니다.
후원을 시작하는 사람은 대게 먼저 연락을 하죠.
그러나 끊는 사람은 연락없이 끊어버립니다.
끊어진지도 모른 채 몇 개월이 흐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료급식소는 돌아갑니다.
어떤 경우에도 무료급식을 중단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게 끌고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6.25와 같은 전쟁이 일어난다해도 무료급식소를 지키고 싶습니다.
1950년, 부산시민이 피란민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그러고 싶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세계경제로 인해 더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이곳을 지키고 싶습니다.
사명감이 불탑니다.
사람의 앞일은 모르는 것이지만 마음속에는
내가 내뱉은 말을 기억하고 간직하며 책임지려는 책임감 같은 게 존재합니다.
최소한 버럭 성질 난다고 해서 한순간 뒤엎는 성격은 아닙니다. 이 끈기를 믿고 가 보는 겁니다.
큰 교회는 팬데믹이 오더라도 끄떡없습니다. 그러나 작은 교회는 휘청하죠.
큰 교회도 빠져나가는 성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새신자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중직자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격이 적습니다. 얼추 평행을 이룹니다.
그러나 작은 교회는 새신자보다 빠져나가는 성도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힘든 것입니다.
우리 급식소도 빠져나가는 후원자가 있지만 새로 신청하는 후원자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견딜 수 있습니다.
또 핵심코어, 중견후원자, 구심력 있는 후원자들 덕분에 견딜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묵묵히 믿어주고, 응원하며, 신뢰를 주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감신 동기 선교사님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선교합니다.
선진국이니 한국에서 도와주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도 복음을 전해야 하기에 흔쾌히 순종했습니다.
항상 돈이 부족합니다. 어렵게 선교하고 있습니다. 눈물날 정도입니다.
돈이 너무 없다보니 평일이면 목사님께서 식당 알바를 합니다.
설거지를 합니다.
그렇게 번 돈을 우리에게 후원합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받을 때마다 죄송합니다.
또 날씨가 춥다며 두꺼운 점퍼를 사준 상암동 후원자,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라며 핫팩을 가져온 후원자,
모두모두 나의 귀한 보배들입니다.
당신이 믿어주는 그 신뢰에 금이 가지 않도록 더욱 전진하겠습니다.
끝까지 믿어줘서 고맙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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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

카테고리 없음 2023. 12. 6. 13:51

연말이 됐습니다.
여러 단체에서 송년회를 합니다.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습니다.
내가 낄 곳이 아닌데 오라합니다.
나와 맞지 않는 자린데 갈 수 있는 게 신기하고 믿겨지지 않습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니 자꾸 좋은 일이 생깁니다.

뇌성마비는 선천적 장애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든다고 나아지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약 먹는 것도 없습니다.
그냥 체념하고 살아가는 게 일반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면 괜히 긴장됩니다.
얼굴도, 몸도 더 많이 삐뚤어집니다.
그런데 이를 어째요? 무료급식을 하면 필연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데요.
봉사자, 후원자, 이용자, 지역주민, 사장님, 공무원, 각종 문의사항들,
하루에도 여러 명의 사람을 새롭게 만나서 미팅하고 조언하고 계획하고 설명해야 합니다.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설득하고, 컨설팅하고, 기도해야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분명 몸이 꼬여야 정상인데 안 꼬입니다.
안 꼬여지는 느낌이 듭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상대방의 눈에서 그렇게 보이도록 만듭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처음 대면하는 사람은 어렵습니다. 긴장됩니다.
그러나 안 그런 척, 편안하게 보이도록 내가 나를 다그칩니다.
다그친다고 변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상대방은 벌써 첫눈에 알아챘겠죠. 못 알아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장애가 있어도 당당하게 아이컨택하며
내가 하고 싶은 요점을 충분히 설명합니다.
이런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무료급식하면서 변했습니다.
당당한 김성민으로 변했습니다.
내 선천적 장애가 나아지는 게 아닌데도 마음이 변하니 행동까지 변했고,
상대방의 눈꺼풀을 씌우게 만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권사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목사님을 어렸을 때부터 지켜봐 와서 아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어요.
목사님이 목회하는 것을 보면 상상이 안 됩니다. 정말 하나님의 솜씨는 대단합니다.”
개천에서 용 났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료급식 때문입니다.
무료급식을 하면서 모든 게 변했습니다.
무료급식은 내 인생에서 전부와도 같습니다.
나에게 무료급식은 그 누구도 못 빼앗아갑니다.
아무한테도 안 빼앗길 겁니다.
무료급식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치료했습니다.
무료급식이 좋습니다.
가문으로 물려주고 싶습니다.
만약 무료급식을 안 했으면 연말에 불러줄 곳이 있었을까요?

내년에는 더 확장할 생각입니다.
아직 계획 중인데 곧 발표하겠습니다.
아내한테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하기 전입니다.
“일 벌인다”는 말만 하면 그날 저녁은 꼭 부부싸움이 납니다.
종잡을 수 없는 남편, 일만 벌인 채 아내한테 모든 걸 떠맡기는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우리 아내입니다.
건투를 빌어주십시오.
꼭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I will be back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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