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

카테고리 없음 2023. 12. 6. 13:51

연말이 됐습니다.
여러 단체에서 송년회를 합니다.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습니다.
내가 낄 곳이 아닌데 오라합니다.
나와 맞지 않는 자린데 갈 수 있는 게 신기하고 믿겨지지 않습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니 자꾸 좋은 일이 생깁니다.

뇌성마비는 선천적 장애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든다고 나아지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약 먹는 것도 없습니다.
그냥 체념하고 살아가는 게 일반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면 괜히 긴장됩니다.
얼굴도, 몸도 더 많이 삐뚤어집니다.
그런데 이를 어째요? 무료급식을 하면 필연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데요.
봉사자, 후원자, 이용자, 지역주민, 사장님, 공무원, 각종 문의사항들,
하루에도 여러 명의 사람을 새롭게 만나서 미팅하고 조언하고 계획하고 설명해야 합니다.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설득하고, 컨설팅하고, 기도해야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분명 몸이 꼬여야 정상인데 안 꼬입니다.
안 꼬여지는 느낌이 듭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상대방의 눈에서 그렇게 보이도록 만듭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처음 대면하는 사람은 어렵습니다. 긴장됩니다.
그러나 안 그런 척, 편안하게 보이도록 내가 나를 다그칩니다.
다그친다고 변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상대방은 벌써 첫눈에 알아챘겠죠. 못 알아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장애가 있어도 당당하게 아이컨택하며
내가 하고 싶은 요점을 충분히 설명합니다.
이런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무료급식하면서 변했습니다.
당당한 김성민으로 변했습니다.
내 선천적 장애가 나아지는 게 아닌데도 마음이 변하니 행동까지 변했고,
상대방의 눈꺼풀을 씌우게 만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권사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목사님을 어렸을 때부터 지켜봐 와서 아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어요.
목사님이 목회하는 것을 보면 상상이 안 됩니다. 정말 하나님의 솜씨는 대단합니다.”
개천에서 용 났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료급식 때문입니다.
무료급식을 하면서 모든 게 변했습니다.
무료급식은 내 인생에서 전부와도 같습니다.
나에게 무료급식은 그 누구도 못 빼앗아갑니다.
아무한테도 안 빼앗길 겁니다.
무료급식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치료했습니다.
무료급식이 좋습니다.
가문으로 물려주고 싶습니다.
만약 무료급식을 안 했으면 연말에 불러줄 곳이 있었을까요?

내년에는 더 확장할 생각입니다.
아직 계획 중인데 곧 발표하겠습니다.
아내한테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하기 전입니다.
“일 벌인다”는 말만 하면 그날 저녁은 꼭 부부싸움이 납니다.
종잡을 수 없는 남편, 일만 벌인 채 아내한테 모든 걸 떠맡기는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우리 아내입니다.
건투를 빌어주십시오.
꼭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I will be back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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