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

카테고리 없음 2024. 2. 26. 03:10

기독교는 절기에 따른 색깔이 있습니다.
설교할 때 목에 두르는 스톨(Stall)이 각각 따로 있습니다.
교회력(敎會曆)에 따라 색깔을 바꿔줍니다.  
부활절은 흰색, 성령강림절은 녹색, 성탄절이나 세례식 할 땐 빨강색, 대림절과 사순절은 보라색을 착용합니다.
강대상 제단도 같은 색깔로 바꿔줍니다.
목사는 이것에 민감합니다.
기독교에서 보라색은 거룩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은 조용하고 거룩하게 지낸다는 의미에서 보라색톤으로 교회를 장식합니다.
또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신 예수님을 생각해서 우리도 거룩해야 하므로 보라색 스톨을 씁니다.
이때가 되면 모든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사순절 기간에는 맛있는 것, 즐거운 것, 여행 같은 건 될 수 있는 한 자제합니다.
SNS할 때도 일부러 웃는 사진, 기뻐하는 사진, 음식사진, 여행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
나는 한가지 넥타이만 맵니다.
40일 동안 매일 똑같은 보라색 넥타이만 매고 출근합니다.
몇 년을 이러니 넥타이가 다 해져버렸습니다.
아침마다 넥타이를 맬 때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또 무료급식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도 문득 거울에 비친 넥타이를 볼 때마다 예수님의 보혈을 묵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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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무료급식을 대접합니다.
무료급식을 마치고 뒤돌아서면 또 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루가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24시간 돌아갑니다.
아직도 새벽에는 쌀쌀합니다.
정기봉사자가 출근하면 근육이 굳어있습니다.
몸부터 녹여야 합니다.
또 이용자 대부분은 추위에 약한 어르신들입니다.
겨울마다 난방비가 걱정이었습니다.
대안으로 연탄 보일러가 적격이었습니다.
몇 년 동안 잘 써먹었습니다.
그런데 보일러가 삭아버린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 버텨왔고 조금만 더 버텨 주길 바랬는데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수명이 다 됐습니다.
갈아야 되는데 돈이 만만치 않게 듭니다.
사실 지금 긴축경영을 하고 있는 터라 더 궁색해졌습니다.
인터넷으로 사면 보일러값만 48만원이고 부품값은 5~10만원 정도가 듭니다.
설치는 우리교회 장로님이 할 수 있습니다.
감동되는 분이 있다면 보일러를 구입해주지 않겠습니까?
무료급식소 봉사자와 이용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후원해 준 모든 것은 국세청 홈택스에 기부내역이 자동 올라갑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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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급한 일이 생길 때, 그 일을 해치우기 위해선 기존에 진행되던 일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일이 꼬이고 뒤죽박죽 돼 버리기 십상입니다.
하남시에 사는 위기가정을 위해 도움의 손길이 쏟아졌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관심을 주셨습니다.
장기판에 말 놓듯 모든 계획을 재조정한 다음 드디어 오늘 직접 찾아갔습니다.
무료급식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떠났습니다.
차에 쌀과 라면, 휴지 등을 싣고 출발했습니다.
밤새 내린 눈때문에 망설였지만 당사자와 약속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을 사람을 생각해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남 스타필드 안에 위치한 이트레이더스를 들려 필요한 물건을 더 구입했습니다.
직접 방문한 집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통풍도 안 되는 반지하에서 6세 아이와 힘겹게 살고 있었습니다.
습도가 높았던 오늘, 방안 구석구석이 곰팡이와 눅눅함으로 코끝을 찔러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넌지시 말을 건냅니다.
“살고 있는 환경을 직접 보니 참 안타까웠어요. 오늘 여기 잘 온 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에 결손아동 후견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들렸습니다.
하남시 미사리에 위치한 만지스커피에서 음료 두 잔의 소소한 행복을 담아왔습니다.
눈길 운전과 장거리운전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후원해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서울 상암동에서 정광교, 태정순, 임광준, 정미경, 임시완, 임정완 가족 일동이 50만원을,
2. GS편의점(안산 원곡신천로점) 조경식, 장지연 부부가 라면을,
3. 동탄 시립 슬기로운어린이집 김연주 원장님과 백설아 어린이가 휴지를,
4. 건강기능성 신발 베네슈(안산상록점) 김선복, 이정화 장로님 부부가 휴지를,
5. 송파맘 김선연 선생님께서 생리대를,
6. 송파맘 박진현 선생님께서 생리대와 치약을 후원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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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

카테고리 없음 2024. 2. 21. 21:59

2010년, 안산 명성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있었습니다.
청년부 담당전도사로 사역했습니다.
청년들과 뒹굴며 아주 재밌게 사역했습니다.
교회차를 몰고 청년들과 안 간 곳이 없었습니다.
에어컨을 최대로 켜 놓고 다녔습니다.
볼일이 끝나면 마당 한복판에 삐뚤어진 채 주차했습니다.
제멋대로 주차하고선 그대로 교역자실로 쌩 가버렸습니다.
참다못한 관리집사님이 외딴 곳으로 날 불렀습니다.
“전도사님, 교회차 전도사님처럼 타면 금방 고장나요.
이것도 하나님의 성물(聖物)이잖아요.
그리고 시동 끄기 전에 에어컨은 꼭 꺼야 해요.”
교역자에게 말하기 어려웠을 텐데 얼마나 망나니 같았으면 이런 충고까지 했겠나 싶더군요.
그런 일이 있은 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에어컨을 켠 채 시동을 끄지 않습니다.
그리고 개인차든 교회차든, 그 어떤 차를 운전하더라도 엑셀페달로 후까시 주는 법이 없습니다.
가오 잡지 않습니다.
RPM도 2,000을 넘지 않고 얌전하게 운전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당시 관리집사님께 혼이 났던 게 복이 됐습니다.
무엇이든 절약하고 소중히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제정신 가진 사람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생 배움을 그때 배웠습니다.
가장 오래된 후원자 중 한 분인 양봉진, 백영란 집사님의 이야기였습니다.
10년을 넘게 이어온 소중한 인연입니다.
서로 아끼는 사이가 됐습니다.
저를 사람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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