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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19 파송송 계란탁

가정에서 아내가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저녁을 준비합니다.
파 송송 계란 탁,
식사 준비가 끝나고 아이들을 부릅니다.
“얘들아 밥 먹어라”
그런데 군것질을 많이 했는지 쭈뼛쭈뼛 오더니 인상을 찌푸린 채 말합니다.
“밥 안 먹을래요.”
말이 끝나자마자 한순간 정적이 흐릅니다.
일제히 공포가 감도는 초긴장의 상태가 찾아옵니다.
그 누구도 엄마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합니다.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난 것입니다.
아내가 저음으로 말합니다.
“먹어”
그제야 세 남자는 군말 없이 식탁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먹기 시작합니다.
아내의 짧고 굵은 목소리는 흔치 않습니다.
이 사실을 알기에 세 남자들은 쥐 죽은 듯 가만히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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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무료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날씨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봄이 오니 외출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것도 아닌 게 날씨와 상관없이 인원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아침일찍 출근해 식사를 준비합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쏟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식사를 준비했어도 먹으러오지 않으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아무리 잘 꾸며놓은 무료급식소라도 이용자가 없으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우리가 기뻐하는 이유,
우리가 보람을 느끼는 이유는 다 이용자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찾아와 맛있게 먹어주면 굉장히 기쁩니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이용자들에게 틱틱거리며 퉁명스럽게 대하지 않으려 합니다.
겸손하고 따뜻하게 대하려 노력합니다.
우리의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군것질했다고, 아니면 반찬이 맛이 없다고 밥투정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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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주신 덕분에 좋은 장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빈 상가가 있습니다.
월세가 만만치 않지만 맘에 쏙 듭니다.
다른 곳도 찾아봤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더 기도해보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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