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 한쪽 벽에 액자들이 걸려있습니다.
1. 법인 설립허가증 2. 고유번호증 3. 집단급식소 운영신고증 4. 조리사 자격증 5. 봉사단체 인증서(1365, VMS, 청소년봉사활동 두볼) 6. 사회복지사 자격증 7. 봉사자 건강진단결과서(보건증) 8. 소독 증명서 9. 식품위생교육 수료증 10. 가스 완성검사 증명서 등입니다.
하나하나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돈과 열정과 시간과 땀과 노력이 그대로 녹아져있습니다.
결코 단시간에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액자가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칼로 베는 듯 고통이 뒤따랐습니다.
치열하게 싸우며 달려왔습니다.
그때마다 우리와 함께해준 후원자가 있었습니다.
후원자 덕분에 액자가 늘어난 것입니다.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은혜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이 뭐가 있을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세상에서도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라 해서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할 텐데”라며 계속 연구했습니다.
그래서 사단법인을 만들었고, 공익단체(지정기부금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이래야 국가(기획재정부)가 주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뿐 아니라 사업을 운영하는 사장님들까지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습니다.
또 봉사시간을 줄 수 있는 단체로 격상시켰습니다.
우리는 봉사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봉사시간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급식소에서 꾸준히 봉사해서 대학교도 합격하고, 군대도 가고, 공무원도 되고, 취직도 되고, 승진까지 가능했으며, 법원에서 최종판결을 받은 사람이 무료급식소를 통해 갱생의 길로 돌아설 수 있었습니다.
작지만,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세제해택이든, 봉사시간이든, 우리를 더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적극 장려하는 것입니다.

후원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더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매일 기도합니다.
“하나님, 우리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며, 후원까지 하는 모든 분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소망합니다. 하늘의 축복을 내려주십시오.”
어떤 사장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죽을 때까지 평생 정기후원 하겠습니다.”
“하나님, 이 말이 지켜질 수 있도록 사업도 크게 번창하게 하옵소서."
--
바자회가 열립니다.
물품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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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기간 동안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봉사시간은 하루 최대 시간인 8시간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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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철학

카테고리 없음 2024. 8. 20. 17:01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잘 쓰지 못하지만 자주쓰고, 즐겨쓰고, 좋아서 쓰다보니 실력도 느는 모양입니다.
내 글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 써댑니다.
일상의 에피소드와 생각을 끄적입니다.
무료급식소나 목회 이야기를 쓸 때도 있고요.
갑자기 도움이 필요할 땐 긴급요청의 글도 올립니다. 이럴 땐, 감정에 호소해서 씁니다.
조금은 감동적으로 쓸 줄 압니다. 이런 스킬을 터득했습니다.
그러면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병통치약이 글쓰기가 아닙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단지 “우리는 움직이고 있고, 애쓰고 있으며, 뼈가 부러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란 표현을 할뿐입니다.
후원자로 하여금 우리의 진실 된 마음을 전달할 뿐입니다.
그래서 가장 염두하는 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행실과 글쓰기가 맞아떨어지도록 부단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이려 나의 행실을 다그칩니다.
이런 모습이 쌓여 지금의 만나무료급식소가 존재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글쓰기가 도깨비 방망이처럼 “돈 나와라 뚝딱”하면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지는 게 아님을 알고 있고, 만능도 아님을 알지만, 적어도 유,무형의 열정들이 모아져 기적을 여는 열쇠라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김성민의 인생철학입니다.

어쨌든 글을 썼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난관과 어려움에도 반드시 이겨내려는 투지를 소유했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이런 마음을 소유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살을 가르며 회귀하는 연어처럼,
하나님이 생명주셨으니, 나는 이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반드시 결승점에 도달할 것입니다. 승리를 쟁취하겠습니다.

바자회 준비하느라 정신없습니다.
집집마다 물품을 수령해오는 게 가장 큰 일입니다.
그래도 후원자들 덕분에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힘이 돼주셔서 고맙습니다.
--
헌혈도 했고, 장애인에게 생필품과 식사도 대접했습니다. 또 창고도 짓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에게 힘을 주십시오.
--
차량구입 후원금도 받겠습니다.
염치 불구하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여력이 안됩니다.
1만원도 괜찮습니다. 티끌모아 태산임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계좌번호는
기업은행 : 927-023991-04-010 더불어사는우리
후원한 모든 것은(금전/현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 기부금액이 자동반영 됩니다.

추신, 바자회 기간 동안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봉사시간은 8시간이 올라갑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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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가 열립니다.
집에서 안 쓰는 생필품, 옷, 가방, 신발 등을 보내주십시오.
보낼 곳 :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로 839, 101호 만나무료급식소
연락처 : 031-355-2580
물품은 착불로 보내도 괜찮습니다.
바자회 기간 : 2024년 9월 2일(월요일) - 6일(금요일)까지 / 지금부터 보내야 수월합니다.
바자회 장소 : 만나무료급식 앞마당 및 103호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로 839, 103호)
보내준 물품은 기부금영수증이 발행됩니다.(신청은 010-4258-6689 여기로 문자주세요.)

아울러 차량구입 후원금도 받겠습니다.
염치 불구하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여력이 안됩니다.
1만원도 괜찮습니다. 티끌모아 태산임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계좌번호는
기업은행 : 927-023991-04-010 더불어사는우리
후원한 모든 것은(금전/현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 기부금액이 자동반영 됩니다.

추신, 바자회 기간 동안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봉사시간은 8시간이 올라갑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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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체는 지역의 소외된 자를 위해 보다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핀셋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힘써왔습니다.
결코 책상에 앉아있지 않고 발로 뛰어다녔습니다.
13년 이상을 이러한 일념으로 달려왔습니다.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모범이 되는 무료급식소로 손꼽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자체에서 1년에 네 차례 지도점검과 위생점검을 받습니다.
그때마다 경기도 내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단체로 유명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평소 행실은 과거 13년의 세월이 말해줍니다.

우리 무료급식소는 평일(월~금) 삼시세끼 무료급식을 실시합니다.
그중 점심 무료급식은 11시~12시까지 합니다.
봉사자들은 9시부터 출근해 식단에 맞게 정성껏 식사를 준비합니다.
급식소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1차로 식사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1차로 마치면 2차, 3차로 식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그냥 돌려보낸 적이 없습니다.
밥이 떨어지면 라면이라도 대접했습니다.
정확히 11시가 되면 배급이 시작됩니다.
미리 하지 않는 이유는, 이용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에 맞춰 오는 이용자가, 먼저 온 이용자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정한 것입니다.
아침 9시부터 오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우리 급식소를 꾸준히 이용해왔던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터득한 법칙, 혹은 약속임을 깨달을 겁니다.
1차라도 원칙상 들어올 수 없도록 막아야 했지만 무더위와 혹독한 날씨 때문에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서 들어오도록 한 것입니다.
이들 때문에 에어컨도 미리 켜놓습니다.

추신: 무료급식소 차량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더 많이 일 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십시오.
계좌번호는 기업은행 927-023991-04-010 더불어사는우리 입니다.
후원한 모든 것은(금전/현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 기부금액이 자동반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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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승합차가 필요합니다.”

무료급식소는 항상 부족합니다.
한번도 넉넉하게 운영해본 적이 없습니다.
매달 돈이 쪼들려 쩔쩔 맵니다.
살림을 아끼고 아껴서 타이트하게 꾸려갑니다.
재정이 빠듯합니다.  
모두가 지갑을 닫는 불경기 때
후원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더욱 더 어렵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지혜롭게 이끌어왔습니다.
그런데 큰일이 났습니다.
승합차가 고장이 났습니다.
엔진이 고장났기 때문에 수리비가 상당했습니다.
우리에겐 그만한 유동자금이 없습니다.
결국 수리를 포기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오늘 폐차시켰습니다.
당장 무료급식 봉사자 차량운행,
결손아동을 위한 생필품 배달,
후원물품 수령도 큰 타격을 입게 생겼습니다.
무료급식 하는데 지장이 클 것 같습니다.
“당장 우리에게 승합차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쓴다고 상황이 달라질 거라는 상상은 안 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않은 채, 손 놓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시도라도, 도전이라도, 기도라도, 울어서라도 부르짖어 보려합니다. 떼를 써보려 합니다.
찻값이 1-2백만원 하는 것도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답답하고 너무 괴로워서,
이런 애끓는 심정을 어디에 토해 낼 곳 없어 글로 옮기는 중입니다.
“지성(至性)이면 감천(感天)이다”란 말을 가장 싫어합니다.
“내가 열심히 하면 하늘도 감동해서 돕는다”는 건 믿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도왔으니까요.
이 말보다는 “지성(至性)이면 감인(感人)이다”로 바꾸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면 사람들도 우리를 돕겠지.”
여러분, 우리도 앉아있지만 않겠습니다.
이전하느라 미뤄뒀던 바자회를 열겠습니다.
바자회를 하면 모든 봉사자가 몸이 축납니다.
그러나 후원자 여러분께 우리의 지성(至性)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에겐 돈은 없지만 의지와 투지가 있습니다. 그것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바자회를 실시합니다.
집에서 안 쓰는 생필품, 옷, 신발, 가방 등을 보내주십시오.
보내준 물품은 기부금영수증이 발행됩니다.
신청은 010-4258-6689 여기로 문자주시고요.
착불로 보내는 것 이제는 다 아시죠?
보낼 곳 :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로 839 101호 만나무료급식소
연락처 : 031-355-2580
기간 : 2024년 9월 2일(월요일) - 6일(금요일)까지
장소 : 만나무료급식 앞마당 및 103호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로 839, 103호)

아울러 차량구입 특별후원금도 받겠습니다.
염치 불구하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여력이 안됩니다.
1만원도 괜찮습니다. 티끌모아 태산임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계좌번호는
기업은행 : 927-023991-04-010 더불어사는우리
후원한 모든 것은(금전/현물)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 기부금액이 자동반영 됩니다.

후원한 명단과 금액, 그리고 총 모금액은 추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투명한 게 우리의 장점입니다.
아는 지인, 아는 기업, 아는 단체, 아는 교회에 전달만이라도 해주십시오. 이야기만이라도 해주십시오.
우리에게 기적을 선물해주십시오.
정말 필요한 물건을,
정말 필요한 시기에,
정말 필요한 곳에
선물해주십시오.
항상 여러분의 은혜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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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2024년 8월 12일 월요일자 기사
만나무료급식소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http://m.kyeongin.com/view.php?key=20240813010001348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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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사강감리교회를 출석했습니다. 모(母)교회입니다.
교회 안에서 놀고 먹고 잤습니다.
교회가 놀이터였고 친구였으며 보금자리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감리교신학교 목회학 석사과정(M.Div.)을 입학했습니다.
평소 꿈꿔왔던 곳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축하해줬습니다.
감리교 안에서 자라왔고, 배웠기 때문에 목회도 감리교회에서 할 거라 믿었습니다.
감리교 목사 뿐이 몰랐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신학교에서 코피 터져가며 공부했습니다. 피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명문대 나온 동기들 틈바구니에서 죽어라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서울대 및 뉴욕대 출신 현직 교수들, 인천공항 관제사 등 엄청난 경력의 소유자들이 포진했습니다. 날고 긴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밤새워 공부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도 졸업할 때까지 평균 3.51/4.0 학점밖에 맞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고,
당연히 감리교단으로 개척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감리교를 뛰쳐나와 내 멋대로 개척을 해버렸습니다.
나 하나 때문에 지역의 감리교회들이 반목과 분열이 생겼습니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 당시 너무 어렸습니다. 혈기왕성했고 인내를 몰랐습니다.
1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행동했던 것을 사죄드립니다.
이 때문에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특히 경기연회 남양지방의 모든 감리교회 목사님과 성도님들께 사죄합니다.
진작부터 마음먹었던 것인데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글로 대신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 분, 한 분 찾아가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감리교 밖에 있지만 언제나 웨슬리안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위해 하루하루 전진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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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카테고리 없음 2024. 8. 10. 15:22

나는 무료급식과 목회를 하는 사람입니다. 이게 본업입니다.
사역 이야기를 글로 담습니다.  
무료급식과 목회와 글쓰기를 할 때마다 객관적으로 행동하려 애씁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습니다.
내 가족이라 해서 간식을 더 챙기지 않습니다.
내 자녀라 해서 다른 사람 있는 데서 오냐오냐 하지 않습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비굴한 모습도, 지나친 교만도 아닌 중도(中道)의 외줄타기를 탑니다.
개인적으로 대화할 땐, 나를 가리켜 “저”를 쓰지만,
글쓰기 할 땐 “저” 대신 “나”를 씁니다.
가독성(可讀性) 혹은 글의 문맥상 이게 더 낫기 때문입니다.

어린 친구들이 내 글을 읽습니다.
사실 부모님들이 반강제로 읽게 만듭니다.
배려와 희생정신, 삶의 의지를 배우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저절로 나오는 행동이 1만원의 정기후원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친구가 10명은 족히 넘습니다.
때론 어린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20세 탁구선수 신유빈이 인터뷰를 했습니다.
“정신력부터가 흐트려지면 경기에서 지고맙니다. 그래서 언제나 파이팅하며 싱글벙글 웃는 겁니다.”
이 인터뷰를 접하고 나도 배웠습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기로요. 강한 정신력을 소유하기로요. 신유빈 때문에 인생을 배웠습니다.
어른에게도, 어린 친구에게도 배우는 자세를 가지겠습니다.
최대한 수용성을 끌어올리겠습니다.
--
2011년, 교회 개척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때 모인 헌금으로 교회 승합차를 구입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첫 기름을 넣어주셨습니다.
“전도사님, 새 차인데 첫 기름은 우리 부부가 넣어드릴게요.”
15년이 지났는데도 이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 말씀했던 억양, 톤, 표정, 분위기까지 머릿속에 그대로 있습니다. 아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아마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잊지 못할 겁니다.
우리 부모님은 아들 목사를 굉장히 챙깁니다.
아들 사역이라면 버선발로 나가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줄 분들입니다.
특히 무료급식 할 때, 물심양면으로 돕고, 음지에서 돕고, 온갖 궂은일을 도맡는 분들이죠.
이만큼 올 수 있었던 것도 다 부모님의 은덕 때문입니다.
근데 아버지가 갑자기 편찮습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사다리에 올라가고, 집수리도 하고, 급식소 햇빛가리개도 달고 했는데 지금은 안 좋습니다.
다행히 수술하고 회복중인데, 구부정한 뒷모습을 볼 때마다 괜히 눈물이 납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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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기사

카테고리 없음 2024. 8. 9. 16:29

정기봉사자 절반이 여름휴가를 떠났습니다.
일주일간 제한된 봉사자와 함께 무료급식을 진행했습니다.
긴장도 됐고, 힘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보람도 있었죠.
그동안 설거지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걸 알고 크리스토퍼 사장님들이 도와줬습니다.
사업을 접고 자발적으로 온 것입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데 이런 사랑을 받으니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대부분 남자 봉사자들이었습니다.
무료급식을 하면서 오늘같이 진기한 풍경은 또 처음 봅니다.
--
과거에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했습니다.
컴퓨터가 고장나면 “경기PC종합병원 김성민원장”을 찾았습니다.
증상도 척척, 수리도 척척, AS보증도 척척 잘했습니다.
부품가격도 합리적으로 제공했습니다. 많이 안 떼먹었거든요.
사람들은 나를 “컴퓨터 박사”라 불렀습니다. 혹은 “AS기사”라 불렀죠.
나름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사무실 한 구석에 고장 난 컴퓨터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과거에 쌩쌩 돌아갔던 컴퓨터들이 이제는 퇴물이 돼 구석에 쳐박혀있습니다.
그것을 꺼내 어찌어찌해서 고쳐놓습니다.
미다스(Midas)의 손처럼 고물 컴퓨터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무료급식소를 운영합니다.
과거에 잘 나갔던 사람들이 나이들어 급식소를 찾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 대단했던 사람들입니다.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산업역군이었던 사람,
김영삼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 직원이었던 사람,
청계천에서 잘나갔던 공구상 사장이었던 사람,
크게 목회했던 목사님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이런 사람을 볼 때, 구석에 있던 고장 난 컴퓨터가 생각났습니다.
그도 한땐 최신형으로 잘 나갔을 텐데 말이죠.
이제는 나이 들었다고, 돈이 없다며 괄시와 천대를 받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 급식소가 그들에게 새 희망을 심어주려고 합니다.
삶의 의미와 의지를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사회에 꼭 있어야 할 AS기사입니다.
병들고 외로운 사람들,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여주는 김성민은 애프터서비스 맨입니다.
얼마 전, 휴대폰이 고장 나 고객센터를 찾았습니다.
내부가 굉장히 깔끔했고 친절했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기사들이 프로페셔널 했습니다. 전문가다웠습니다.
우리 급식소도 삼성AS센터처럼 품격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이 사회를 책임지는 애프터서비스센터는 만나무료급식소입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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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공사를 시작하기 전, 고민이 있었습니다.
“주방과 홀의 구조를 어떻게 배치할까?”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린 결론이 “반반씩 나누자”였습니다.
절반은 주방, 절반은 홀로 짰습니다.
우리에겐 이용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봉사자도 중요하죠.
정기봉사자들의 동선이 편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홀이 좁더라도 주방을 넓게 한 것입니다.
내 마음속엔 이용자도, 봉사자도, 후원자도 다 중요합니다.
특정부분에 비중이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씁니다.
--
우리나라는 야구장이 많죠.
그 중 천장이 막혀있는 돔구장은 하나 뿐입니다.
그러나 미국에는 여러 개의 돔구장이 있습니다.
이상한 건, 천정을 완전히 막아놓지 않고 작은 구멍을 뚫어놨습니다.
설계자에게 물어보니 “재밌는 야구경기를 우리만 볼 수 있나요? 하나님도 구경하셔야죠. 그래서 천장을 뚫은 것입니다.”
미국인들 무의식 속에는 코람데오의 하나님이 내재돼 있습니다.
--
채소와 과일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수박도 좋아하죠.
수박을 먹으면 빨간 부분이 없이 완전히 먹습니다. 이게 버릇입니다.
알뜰하게 먹는다는 얘길 듣습니다.
주위사람들이 놀랍니다.
칭찬받으려 한 행동이 아닌데 어쨌든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는 사람들 눈을 의식해 더 그렇게 먹는 것 같습니다.
--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새게 행동합니다.
누가 지켜보는 것 처럼 살아갑니다.
야구장 천장에서 구경하는 하나님 처럼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하며 삽니다.
--
우리 아내는 남자성격을 지녔습니다.
머리스타일도 숏컷만 유지합니다.
20세 때부터 사회생활을 했기 때문에 대인관계도 원만합니다.
누구에게나 말을 잘 걸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털털하고 순발력이 빠르며, 맺고 끊는 게 분명합니다.
피 한방울 안 날 것 같은 냉철함이 있습니다.
계산도 빠릅니다. 돈계산 할 땐, 몇 수 앞을 내다봅니다. 나는 절대 못 따라갑니다.
나에게 없는 성격이 그녀에게 있습니다.
봉사단체 사장님들이 오면 아내와 티키타카 말을 주고받습니다.
물 흘러가듯 이어갑니다. 농담과 진담을 번갈아 하며 재밌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나는 이걸 못합니다. 말이 딱딱 끊깁니다.
큰일입니다. 말을 많이 해야하는 목사가 말을 제대로 못하니 큰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성도와 신앙상담할 때 아내는 옆에서 함구합니다.
입을 다물고 있다가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렇다 저렇다” 조언해줍니다.
남편이 말하고 있을 때 톡톡 끼어들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아내입니다.  
서로 보안해가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결혼시켜 주셨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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