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카테고리 없음 2024. 1. 28. 15:44

우리 급식소는 매월 26일마다 문을 닫습니다.
이 날만은 다른 곳에서 무료급식을 진행합니다.
우리가 문을 열면 이용자가 분산돼서 효과가 떨어집니다.
효과라 함은 봉사자의 성취도, 이용자의 규모, 식사량 등 여러 요소가 포함됩니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곳에 피해를 줄 수 없습니다.
우리도 타격이지만 그쪽도 타격일 것입니다.
그래서 문을 닫는 것입니다.

곧 새로운 일이 시작됩니다.
무료급식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이동급식소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노숙자가 많은 지하철역으로 갑니다.
급한 마음에 빨리 하고 싶지만 주변을 살피며 철저한 준비끝에 시작하겠습니다.
봉사자도 섭외중입니다.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이용자 중에서 포섭하려합니다.
다른 곳에서 하지 않고 동네에서 찾고 있습니다.

소외계층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는 사업을 9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모토(motto)가 있습니다. 신조, 구호, 표어 같은 게 있는데요.
“우리동네 이웃사랑 실천, 사랑의상자배달”입니다.
우리 마을, 근거리에 있는 취약계층 이웃에게 생필품이 들어있는 박스를 배달합니다.

항상 냉동탑차를 몰고 다닙니다.
이게 내 자가용입니다.
뒤 칸에 늘 라면과 쌀이 실려있습니다.
출퇴근하면서, 또 동네를 지나다니다가 어려운 이웃을 만나면 나눠주기 위함입니다.

갑자기 외국인이 급식소 문을 두드립니다.
“사장님, 나 일자리 구하고 싶어요.”
뜬금없이 나에게 묻습니다.
“미안해요. 지금은 일자리가 없네요.”
동네에 외국인이 많은데, 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건축이 끝나면 제일 먼저 동네 마을잔치를 거창하게 열 예정입니다.
달러빚을 내서라도 그것만은 꼭 할 겁니다.

나는 우리동네가 참 좋습니다.
인심좋고, 깨끗하고, 살기 좋은 우리 마을을 사랑합니다.
이런 마을 만난 것도 복입니다.
이런 곳에서 서로 미워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해하고, 희생하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공감하고, 공생하는 공정한 사회를 꿈꿔봅니다.
정치적, 사회적, 지역적, 학력적, 물질적 계급이 없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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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소외계층을 위한 생필품전달사업, 사랑의상자배달의 이용자를 모집합니다.
주위 어렵게 생활하는 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우리가 생필품을 배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보살피겠습니다.
된장, 김, 식용류 등이 들어있는 생필품을 전달하겠습니다.
읍면동사무소에서 추천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지만
그 외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연락주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010-4258-6689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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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리면 “좋아요”가 많이 안 달립니다.
페이스북 친구가 많이 없기도 하고, 별 호응을 안 해주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 외 여러가지 이유로 침묵합니다.
그래도 괘념치 않고 글쓰기를 이어갑니다.
글에 대한 반응은 없지만 액션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쌓였다”는 글을 읽고 염화칼슘을 보내오는 후원자.
“간식이 필요하다”란 글을 읽고 간식을 보내오는 후원자.
“정수기가 필요하다”란 글을 읽고 정수기를 사주는 후원자.
매일 깜짝깜짝 놀랍니다.
이런 이유에서 글쓰기의 파급력이 느껴집니다.
숨어있는 후원자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만나면 내게 귀띔합니다.
“내가 목사님 글 다 읽어요. 하나도 빼먹지 않고 읽고 있어요. 특히 내가 힘들어서 다운돼 있을 때 목사님 글을 처음부터 쭉 읽어내려가요. 그러면 새 힘을 받고 다시 일어날 에너지가 생겨요.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기도하고 있어요. 좋아요와 댓글을 안 적어도 늘 목사님을 사랑하는 것 아시죠?”라며 감리교신학교 동기목사님들이 격려해줍니다.
내 글로 에너지가 충전됐다는 말에 나 역시 배터리가 완충된 느낌입니다.

2023년 개인후원자 중 두번째로 많은 후원금을 보낸 분이 있습니다.
1,50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아직 미혼이고 서울에 거주합니다. 체격이 왜소합니다. 갑자기 원하지 않는 병에 걸려 제대로 걷지 못합니다.
4년 전부터 후원했지만 아직 대면하지 못한 채 전화로만 몇 번 주고 받는 사이입니다.
절망 중에 있지만 우리가 올린 글을 접하며 희망을 되찾고 있습니다.
“목사님, 저는 목사님을 믿습니다. 아이들에게만 써주세요.”라고 말하는 분.
이 후원금으로 우리가 돕고있는 아이들에게 여러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청약도 들어주고 있고, 생활비도 준 적이 있습니다.
빨리 완쾌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

대면하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 알게 된 후원자가 또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후원해오던 분입니다.
보낼 때마다 자녀들 이름으로 입금합니다.
“이불이 필요하다”는 글을 읽고 이불 살 돈을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내 휴대폰에는 강아린이불, 강이한이불로 저장돼있습니다.
“목사님, 소외청소년 후견인이 되고 싶습니다. 소개해주세요.”
그래서 소개해줬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실수로 연결이 무산됐습니다.
“목사님, 저는 수호천사 못하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후원자와 이별하겠구나. 후원 끊기겠는걸.”
그러나 2024년 새해에 강아린 이름으로 입금이 된 게 아닙니까?
마음이 넓은 분인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정기후원자들 때문에 급식소를 안정적으로 유지, 운영해갈 수 있습니다.
정기후원자가 없었다면 우리의 존재도 없었을 것입니다.
참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또 어느 날 갑자기 큰 목돈을 후원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일시후원자들 때문에 필요했던 굵직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고,
새로운 사업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기후원자도, 일시후원자도 전부 귀합니다.
우리에겐 당신이 귀합니다.
내가 하는 말 중에 가장 흔하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하루에도 20번 이상은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버릇처럼 자연히 나옵니다.
이 말이 상투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베풀어준 은혜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말로만 은혜 잊지 않겠다 하지 않겠습니다.
정성과 진심으로 내 본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은혜 잊지 않는 일임을 알기에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후원자, 우리와 먼 후원자.
우리의 정기후원자, 우리의 일시후원자.
내 페이스북 친구, 카카오스토리 친구, 네이버 블로그 친구, 다음카페 친구, 유튜브 친구들,
그 외 친구들.
호응 잘해주는 친구들, 안 해주는 친구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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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성

카테고리 없음 2024. 1. 25. 20:41

죽는 일이 있어도 꼭 해야 할 일을 사명(使命)이라 말합니다.
죽는 일이 있어도 꼭 해야 할 하나님의 일을 사역(使役, ministry)이라 하고요.
직장에서 월급 받으며 일하는 것과 다릅니다.
나는 설교하는 걸 사역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죽어도 강대상에서 죽고 싶습니다.
예배의 중요성을 압니다. 예배시간을 목숨같이 지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께 드리는 정규예배를 빼먹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준 거룩한 사명을 충성되게 감당합니다.
사명자는 무서운 것도, 두려운 것도, 눈치보는 것도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사명자입니다.
또 하나의 사명이 있습니다.
무료급식입니다.
나에게 무료급식은 목숨과도 같습니다.
분신과도 같아서 죽을 때까지 붙잡을 각오가 돼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펜데믹이 일어났습니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 등 전 세계에 전염병이 휘몰아쳤을 때 많은 급식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우리도 행정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많이 고뇌했고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습니다.
결코 쉽게 결정내릴 수 없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아무리 역병이 창궐했어도 당장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해야 했기에 마냥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가 어려웠을 때 무료급식은 늘 있어왔습니다.
드디어 우리만의 해법을 찾았습니다.
정부시책에 위배되지 않는 한도에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처음에는 컵라면과 빵을 나눠줬고, 점차 도시락을 만들어 끼니를 해결해줬습니다.
취약계층에게 우리 급식소는 생명줄과도 같았습니다.
이때 많은 후원자가 힘을 보탰습니다.
전국에서 관심과 사랑이 모여들었습니다. 대단했었습니다.
이때 후원자들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자부심 한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었어도 급식소 문을 닫지 않았다는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만나무료급식소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오더라도 사명을 감당할 자세가 돼있습니다.
묵묵함과 끈기, 투지가 우리의 강점이 됐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오늘날의 만나무료급식소가 된 게 아닙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16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났습니다.
선수교체로 차두리가 나와 맹활약을 했습니다.
윙백수비수로 피지컬이 유럽선수보다 좋았고 공보다 빨랐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오버헤드 킥을 날렸고 아깝게 골키퍼에 의해 막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슛팅에 온 국민이 깜짝 놀랐습니다.
만약 이게 들어갔다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등극했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쇄도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은퇴하던 날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어린 나이에 골을 넣어 갑자기 대스타가 됐다면 지금쯤 거만해진 자신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지 모른다. 골이 안 들어갔기에 겸손을 알았고 지금껏 롱런할 수 있었다”라고.
벼락 졸부가 되기보다는 하루하루 천천히 가는 게 으뜸임을 깨닫습니다.
수원시에서 생선장사를 하는 사장님이 고등어를 후원했습니다.
미리 짜 논 메뉴 때문에 고등어 요리를 곧바로 하지 못했습니다.
며칠 후,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고등어는 어떠셨나요? 요리해서 잘 대접했나요?”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네, 잘 대접했습니다. 후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임기응변으로 거짓말 할까?
아니면 정직하게 “아직 요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할까?
결국 정직하게 말했습니다.
정직함은 우리의 무기가 됩니다.
믿어주는 만큼 더 정직하고 더 깨끗한 급식소가 되겠습니다.
더 성실한 만나무료급식소가 되겠습니다.

결손아동에게 후원한 황나임, 황서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동에게 필요한 것을 주문했고, 돌아오는 주일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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