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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1.22 유닛한 인생 1

새벽부터 눈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안 났습니다.
무료급식이 끝날 때쯤 그쳤습니다.
냉동탑차를 몰고 집을 나섰는데 차가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옆으로 빙그레 돌더군요.
큰일나겠다싶어 다시 주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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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혹시 쌀 좀 줄 수 있어요?”
“아, 그럼요. 드릴 테니 오세요.”
간헐적으로 쌀이 없어 연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 이유를 대지 않고 쌀을 줍니다.
얼마나 어려웠으면,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얼마나 창피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언제나 배고픈 이에게 환대하는 무료급식소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곳이 되겠다고 매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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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을 갈 일이 생겼습니다.
눈도 많이 오고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겸사겸사 무료급식을 증설 할 지하철역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일은 설렘이 있습니다.
두근두근 희망과 기쁨이 넘칩니다.
이맛에 무료급식을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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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하는 소상공인 사장님이 많습니다.
빵집, 편의점, 철물점, 떡집, 카페, 병원, 약국, 학원, 청과물, 횟집, 건축사사무소 등 다양합니다.
될 수 있는 한 이들의 상품을 이용하려합니다.
가까운 곳에 자주 애용하는 편의점이 있습니다.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합니다.
급식소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적극 도와줍니다.
그런데 특정시간만 있는 알바생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나한테만 불친절한 게 아닙니까?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냥 나만 보면 무뚝뚝하고 싫어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인사도 안 받아줍니다.
가기 싫지만 사장님을 봐서 갑니다.
무시당할 사람이 아닌데 이런 대우를 받습니다.
사회적 지위를 떠나서 나이 차이가 20년 이상일 텐데, 어떨 땐 빈정상합니다.
내 취미는 글쓰기입니다.
머릿속 생각을 글로 풀어냅니다.
단어와 문장과 어휘를 적재적소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전체 맥락과 내 주장을 기승전결로 풀어내야 합니다.
글쓰기 전에 이것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글의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색합니다.
생각에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자주 아풉니다.
너무 잡생각, 아이디어, 계획을 하느라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때가 있습니다.
가방속에 타이레놀은 필수 지참목록이 됐습니다.
학교 다닐 때 시험을 보면 맞는 것보다 틀린 문제가 더 많았습니다.
맞은 갯수에 따라 1, 2, 3등 서열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서열을 세울 수 없습니다.
누가 누구를 무시하거나 업신여길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 위에서 군림할 수 없습니다.
인생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것 뿐입니다.
나와 다른 방식을 산다고해서 흉보거나 수군거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나의 인생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중입니다.
내게 주어진 인생이 특별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은 덜 특별하지 않습니다.
모두 유닛하고, 그들만의 찬란한 인생을 살아감을 인정하는 사회를 꿈꿔봅니다.
결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편의점을 이용하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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