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무료급식 할 작은공간을 세 얻었습니다.
노상에서 했다가 비바람을 막아주는 공간이 생기니 정말 좋았습니다.
2년을 그렇게 하다가 옆집까지 더 얻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넓은 공간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급식소에 맞게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간판도 새로했고, 중간에 벽도 허물었으며, 주방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앉아서 식사하는 공간을 더 넓힐 것인가?
식사를 준비하는 주방을 더 넓힐 것인가?
이것을 결정해야 테이블과 의자, 주방용품과 집기류 놓을 자리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종 결정권은 저에게 있었습니다.
고심끝에 주방쪽 공간을 넓힐 것을 주문했습니다.
다들 제 결정에 의아해하더군요.
식사하는 공간을 넓혀야 더 많은 분에게 식사를 대접할 수 있을 텐데, 반대로 주방공간을 넓히라고 하니 이해가 안 됐던 것입니다.
그러나 계획이 다 있었습니다.
첫째,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자가 편해야 하고, 이동동선이 편해야 했습니다.
둘째, 봉사단체가 많을 것을 대비했습니다.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움직이면 사고 날 게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셋째, 식사공간은 시간차 분배만 하면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방공간을 넓힌 것입니다.
판단은 옳았습니다.
더열린교회와 만나무료급식소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은 “저”뿐입니다.
급식소만큼은 누구도 제 머릴 따라올 수 없습니다.
판단했던 게 다 옳았다는 게 아니라,
고뇌하고 씨름했던 시간이 다른 사람보다 깊다는 말입니다.
우리 아내도, 교회 장로님도, 제 머릴 따라올 수 없습니다.
계속,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교회와 급식소에 대한 “애착”은 김성민이 우주최강 울트라파워입니다.
무료급식소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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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좋아했습니다.
외국 땅을 밟는 게 고된 삶의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2007년, 베트남 하노이를 갔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에 좌뇌가 바깥으로 쏟아지는 느낌이었고,
오토바이 매연으로 숨쉬기도 어려웠습니다.
시속 50Km로 1시간가량을 더 가 도로 한복판에 내려줬습니다.
낯선 곳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무척 난감했습니다.
먼지를 내뿜으며 수 십대의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이리저리로 오가는 상황에서
왕복 4차로를 횡단해야 하는데 타임을 잡지 못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신호등도 횡단보도가 없었습니다.
몸만 움찍움찍 했을 뿐 선뜻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 재빨리 달렸습니다.
중간쯤 갔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뭉텅이 오토바이 군단에 사고 날 뻔 했지 뭡니까?
다행히 저를 잘 피해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베트남에서 찻길을 건널 땐 “천천히 걸어서” 건너야 함을 알았습니다.
이게 베트남의 교통문화입니다.
천천히 걷다보면 차가 알아서 사람을 피해갑니다.
오히려 빨리 뛰면 사고 날 확률이 큽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데
뛰지 말고 천천히 걸으면서 가려고요.
뛰면 사고 날 것 같아서요.
세월에 수궁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게 가장 빠른 것 같아요.
인위적으로 “내가” 하려면 사고 날 것 같네요.
몸도 아플 것 같고, 기운도 빠질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그냥 딱 “무료급식”만 했습니다. 다른 것 안 했습니다.
시간이 아까워 다른 것도 함께 해치워야 속이 시원한데 급한 게 아닌 이상 내일로 미루고 오늘 할 일만 하려고요.
경기도청에 제출할 “2021년 연도말 보고”와 “2022년 비영리법인 전수 점검”도 준비해야 하고,,,
할 일이 많지만 그냥 오늘은 안 하고 싶습니다. 천천히 걷겠습니다. 몸이 하기 싫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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