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역지에서 전교인수련회를 떠났습니다.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으로 갔습니다.
모든 성도는 세미나에 참석하였고,
당시 전도사였던 나는 성도들의 자녀를 돌봤습니다.
같이 놀아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근데 한 여자아이가 나에게 약간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닙니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찾아와서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전도사님, 제가 자식을 잘못 가르쳤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아.... 예... 아이가 흥이 넘쳐 그랬나본데, 집사님 저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어서 일어나시죠.”
“전도사님, 제가 평생 전도사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굉장히 큰 사죄를 했습니다.
부모가 대단해보였습니다. 자녀의 실수를 그냥 넘기지 않고 끝맺음을 한 것에 대해 강렬한 임팩트로 내 마음 속에 남아있습니다. 부모의 용기가 대단합니다.
지금쯤 그 아이 잘 컸을 겁니다. 보나마자 잘 자랐을 겁니다. 성품과 인성이 바르게 자랐을 겁니다.
그 아이를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고 싶습니다.
나를 도와준 모든 후원자가 내 머릿속 캐비닛에 차곡차곡 꽂혀진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싶습니다.
나를 이 자리까지 있게 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은사님들이 있습니다.
목회할 수 있도록 도와준 김길수 목사님, 무료급식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조기숙 권사님 등 많은 분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립니다.
이분들에게 은혜 갚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무료급식소에서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여러 사람이 베푼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눈썹 휘날리며 여기저기 뛰어다녔습니다.
먼 훗날 우리가 도와준 아이들이 내 심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우리가 대접해준 무료급식 이용자가, 혹은 그 자녀가 내 심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잊지 말고 당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힘껏 베풀면 우리는 만족합니다.
추신1, 휴대폰을 물속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AS센터에서 데이터를 못 살린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른 건 괜찮은데 그동안 한 사람, 한 사람 저장해둔 후원자 연락처가 모두 날아간 게 너무나 절망적입니다. 저에겐 정말 귀한 연락처들입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주인공 최익현이 가지고 다녔던, 생명처럼 여겼던 “인맥수첩”과 같은 격입니다. 우리에게 후원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는 분은 문자 한번만 주시지 않겠어요? 제발요. “명색이 컴퓨터 전공자인데 백업도 안해놨냐?”라고 물으신다면 그냥 눈물의 씨앗이라고만 말하겠어요. 1500개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650개뿐입니다. 엉엉~ 010-4258-6689
추신2, 전에 말씀드렸던 "황금마차 프로젝트"를 공모했는데요.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