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이 끝나갈 때 쯤,
읍사무소 복지팀 주무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노숙자가 있는데 지금 데려가도 식사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모시고 오세요.”
고장 난 차에서 노숙하던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며칠을 쫄쫄 굶었다 했습니다.
갑자기 만나무료급식소가 생각나 데려온 것입니다.
“주무관님, 급식소가 이전했는데 어떻게 금방 찾을 수 있었어요?”
“그냥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같은 지역에 대형교회를 담임하는 분이 있습니다.
모범적으로 목회하고 있으며, 모든 이로부터 존경받는 목사님입니다.
전국을 다니며 개척에 대한 특강을 많이 하는데, 꼭 우리교회와 만나무료급식소 이야기를 합니다.
지역과 더불어 틈새목회를 잘하고 있고, 개척해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교회라 설명합니다.
들을 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전하고 한동안 이용자가 줄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이전하기 전과 엇비슷해졌습니다.
점점 소문이 나기 시작합니다.
급식소 간판을 보고 차를 세운 다음 구경하고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궁금한 걸 물어보고, 후원도 하고 갑니다.
전화문의가 급증했습니다.
화성시 송산면에서 살았습니다.
송산국민학교, 송산중학교, 송산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전국에서 배구를 잘하는 학교로 송산초와 송산중을 꼽습니다.
전국청소년배구대회에서 우승도 많이 했습니다.
우승하는 날이면 온 동네가 시끄러워집니다.
현대 포니2 픽업트럭 뒤에 우승한 아이들을 태웁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꽃목걸이를 하나씩 겁니다.
양 길가에는 사람들이 나와 색종이와 꽃가루를 뿌려대며 열렬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우승 카퍼레이드가 대단했습니다.
1990년대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현재 무료급식소가 잘나가고 있습니다.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느낌입니다.
지금 내 마음에선 신이 났습니다. 속에서 댄스를 춥니다.
그러나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잘나갈 때 조심해야 함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팍 뜨는 걸 경계합니다.
천천히 뜨고 싶습니다.
더욱 내실을 다지고 싶습니다.
겸손과 감사를 마음속에 꽉꽉 채운 뒤 하늘 높이 날아가고 싶습니다.
우리도 포니2 픽업트럭을 타고 성대한 카퍼레이드를 하고 싶지만,
또 한편에 드는 생각이 “그냥 조용히 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자연히 알려지고, 천천히 알려지고, 순리대로 알려지고, 하나님의 때에 알려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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