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는 아직도 5일 장이 섭니다.
매월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 이렇게 남양시장에 장이 열립니다.
이런 이유에서도 우리 동네는 시골인 듯합니다.
아무튼 장이 서는 날과 열린밥차가 나가는 날이 겹치면 평소보다 더 바쁩니다.
남양읍내를 기준으로 먼 거리에 있는 문호리나 원석동, 활초동에서부터 장을 보기 위해 오시는 어르신께서 겸사겸사 열린밥차에 식사를 하시러 오시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 열린밥차를 월,수,금으로 늘리니 자연히 남양장날과 겹치는 때도 많아졌습니다.
대부분 매일 보는 어르신들이 오시지만 가끔 새로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 어르신 중에는 굉장히 신기해하시는 분도 계시고,
당당히 오셔서 “밥 좀 줘!” 라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또 삐쭉빼쭉 하시며 선뜻 오시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나 같은 사람도 먹어도 되나?”하는 생각에 이런 행동을 하시는 것이죠.
그러면 저는 밝은 미소와 함께, 버선발로 나가는 양반처럼 극진히 환대하며 말을 건넵니다.
“아이구~ 그럼요~! 누구나 대환영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르신들은 그때서야 마음이 놓인다는 표정으로 저의 안내를 받습니다.

솔직히 올해 들어, 열린밥차 횟수를 늘리면서 이렇게 잘 될 줄 몰랐습니다.
매번 우리교회 성도의 수보다 훨씬 많이 오시니깐요~

그래서 국을 끓이는 솥도 큰 것으로 바꿨습니다.
광명 코스트코에 가서 크고 튼튼하고 열전도율이 잘 되는 것으로 샀습니다. (솥을 보는 순간 사야겠다는 충동이 왔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졸라서 샀습니다. 우리 아내 지갑에서 카드 꺼내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습니다.)

밥도 이제는 큰 밥통으로 하나 가득 해서 보온 스티로폼에 가져갑니다.

열린밥차를 하다 보니 우리교회만의 작은 배려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그럴듯한 말로 “철학”이죠)
제가 칼럼에도 썼다시피 우리지역에 사시는 어르신들 1/3은 그렇게 어려운 형편의 분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밥차에 오시는 이유는 친구들과 말동무도 하고 운동도 하며, 친교하기 위해 오시는 분들입니다. 물론 아닌 분도 많으시죠!
예를 들어, 6.25 참전용사 모자를 꼭 쓰시고 오시는 분이며,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밍크코트를 입고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어떤 자신의 위치나 과거에 화려했던 배경을 가지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그것이 지금까지도 몸에 묻어납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교회가 이런 점들에서 그 분들에게 조심성 있게 접근한다는 것입니다.
배려하고 인정하며 공손히 베풀려 합니다. 그리고 허락 없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조심성 있게 해야 하는 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오히려 그분들에게 상처나 오해를 불러일으킬까봐....
(예전에는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꾸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열린밥차를 하는 장소는 공공장소입니다.
남양성지 옆 공원에 작은 주차장에서 하죠!
그런데 이 주차장에 우리가 열린밥차 하는 날만 꼭 차를 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삐딱하게 말이죠! 전화번호도 없이~
그런데요~ 앞에서 말한 “개똥철학”을 갖고 부터는 화낼 필요도 없어지고, 양보하면 되고, 옆에서 하면 되고...라는 식의 사고로 바뀐 것입니다. (오히려 앞으로 나와서 밥차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더 잘 보이고 이것이 하나님의 깊은 뜻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더 나아가 “내까지게 뭔데?”말이죠~ “우리까지게 뭔데?”말이죠!
오늘도 열린밥차는 그냥 겸손함으로, 묵묵함으로, 해야 함을 배우게 됩니다.

밥차에 들어간 한 달 지출결산을 해 봤습니다.
50만원정도가 들어갔습니다.
우리교회 한 달 예산이 200만원인데 1/4 이 열린밥차에 들어간 것입니다.
가장 많이 들어간 목록은 역시 쌀이고요!
LPG가스, 수육 값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습니다.
또 김치도 상당하더라고요!

처음에 이렇게 지출이 많았다면 조금 고려했을 것입니다. 우리교회의 능력으로 버겁긴 하죠!
솔직히 저는 계산에 약하거든요~ 그냥 하나님의 콜링이 오면 그 날 밤은 머릿속으로 63빌딩을 10번 이상 부셨다 지었다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불도저처럼 추진합니다.
이것을 막는 단 한 사람! 우리 아내이고요.

그런데 우리가 뒤돌아보면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고백 안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기적이지 뭐가 기적이겠습니까?
앞으로 우리는 할 것입니다. 끝까지요!
우리교회에게 주신 특별한 사명이라 믿고 오늘도 갑니다.
함께 이 기쁨의 동참자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공짜로 도와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교회 모든 성도들이 주일낮, 주일오후,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 등
예배 때마다 이름을 불러가며 중보기도로, 금보다 더 귀한 것으로 보답하고 있고, 또 할 것입니다.

ps. 우리 어르신들에게 식사 후, 야쿠르트나 과일을 하나씩 드리고 싶은 콜링이 왔는데 성령의 감동을 받으신 분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늘 행복하시고 주 안에서 승리하십시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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