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립니다.
함께해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열린교회 창립 13주년 및 무료급식 사역 12주년 기념감사예배-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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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

카테고리 없음 2024. 4. 27. 15:53

신뢰(信賴, 굳게 믿고 의지함)는 갑자기,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는 더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됨됨이는 오랜시간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급식소를 운영하려면 제일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료급식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다년간 후원관계를 이어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연말이면 후원자 리스트가 순차적으로 정렬됩니다.
이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연말정산에 신경씁니다.
정기후원자에게만큼은 기부금영수증을 우리가 알아서 처리해줍니다. 이들도 그러려니 합니다.
“알아서 올려주겠지” 생각합니다.
깨질 수 없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입니다.
우리 단체와 후원자와의 작은 유니버스(Universe, 세계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 유니버스를 움직이는 힘은 신뢰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아주 강력한 힘을 지녔습니다.
신뢰해주는 만큼 실망시키지 않도록 부단히 움직이겠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심정으로 움직이겠습니다.
성실과 겸손과 정직과 긍휼과 온유의 마음을 가지고 달려가겠습니다.

결혼한 지 8년 만에 아기가 생겼습니다.
불가능했는데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임신하기 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부부에게 아기를 주세요.
인공수정과 시험관시술 다 실패했습니다.
이제 돈도 없어요. 하나님, 어떡해요?
인간의 의지 다 포기하겠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움직여 주세요.
우리에게 예쁜 아기를 주세요.”
기도를 하자마자 거짓말 같이 아기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출산까지 했습니다.
산후조리도 안 됐는데 아내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 둘째도 낳을까?”
그렇게 안 됐던 임신이 쉽게 됐습니다.
또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 셋째도 만듭시다.”
아내가 버럭 화를 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란 한도 끝도 없나봅니다.
자녀가 없었을 땐, 한 명만이라도 간절히 원했는데 자꾸 욕심이 생겼습니다.
김성민도 욕심 많은 인간이었습니다. 너무 간사했습니다.
둘째를 낳고 바로 적출수술을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조직검사 결과 더 있었으면 암이 커져 위험했을 겁니다.”
욕심 때문에 아내를 잃을 뻔 했습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더니 과거를 까맣게 잊었습니다.
사람은 배가 부르면 안 됩니다.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늘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절제의 미를 배웠습니다.
후원금이 많이 들어오면 전부 사회에 내 놓고,
조금 들어오면 허리띠 바싹 매며 정직하게 운영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유니버스에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신뢰라는 유니버스에 들어와 주십시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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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일자리를 찾아 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경기라 일거리가 없습니다.
돈이 없어 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웁니다.
내 손을 꼭 잡고 어눌한 말투로 말합니다.
“목사님, 나 일 잘해요. 벽돌도 잘 나르고 힘도 쌔요.
목사님, 나 일거리 좀 줘요.
우리 와이프,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밥 굶어요.”
이런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

우리 급식소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한번 식판에 나간 음식은 절대 싸갈 수 없다.”
급식소 안에서 다 먹고 가야합니다.
집에 싸 가서 두고두고 먹다가 배탈이라도 나면 우리 책임이기 때문이죠.
간혹 반찬이 남아 싸가려는 사람이 있는데 원천봉쇄하고 맙니다.
근데 러시아 사람이 남은 반찬을 가져가는 게 아닙니까?
눈치를 보며 살며시 휴지로 감쌉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도시락이 남았을 때마다 저녁식사 하라며 손에 쥐어줍니다.
얼른 일이 생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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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안 보였던 어르신이 완전 백발로 급식소를 찾았습니다.
코로나 전이었으니 3년만입니다.
그동안 많이 여위어졌고 쇄약해졌습니다.
거동도 아들의 부축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가 됐습니다.
치매가 걸린 것입니다.
근데 급식소 앞 횡단보도에서부터 나를 보더니 세상 환하게 웃는 게 아닙니까?
반갑다며 손도 흔들어댔습니다.
치매인데도 무료급식소 목사를 알아봐주는 게 신기했습니다.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방끗 웃는 경우가 없었다며 아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묻고 또 묻고, 인사하고 또 인사하는 어르신이 참 반가웠습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주는지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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