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남

카테고리 없음 2018. 7. 18. 23:56

짧지도 길지도 않는 기간동안, 작은 지역에서 꾸준히 무료급식소를 운영해 나가다보니 저희를 아는 고마운 분들과 여러 단체에서 식재료에 사용하라며 후원물품을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이 시간을 빌어 이런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에게 정성껏 대접하는 일에만 사용하겠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후원자들께서는 당신도 먹어보지 못한 귀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친히, 직접, 구입 혹은 재배해 우리에게 전달해 주시는 반면, 아주 극소수의 몇몇 분들은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할 정도의 식재료를 저희에게 주십니다. 예를 들어 유통기한이 지난 햄, 생산년이 2016년도산인 명태, 다 시들은 채소, 과일, 각종 양념 등, 이런 것들을 주시면서 저희에게 하시는 말씀이 “여기는 꼭 필요할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빨리빨리 요리하면 괜찮을 거에요.”라는 겁니다.
그래도 가져오신 성의가 있어 “감사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긴 한데 문제는 한 번 가져오신 분들은 다음에 또 가져오신다는 겁니다.
심한 말로 우리 급식소가 무슨 음식물 처리장소가 된 듯,(음식물 쓰레기봉투 아끼시려나요?)
물론 우리 급식소에서는 다 돈 주고 폐기하고 있습니다. 친히 가져오신 분의 정성이니깐요. 절대 어르신들 대접하는 곳에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요. 매번 당신의 집이나 회사까지 와서 가져가라고 하시는 분들보다는 낫습니다. 이런 분들도 태반인걸요.

참고로 저희 급식소는 매주 2~3차례씩 배달해 오는 풀무원의 믿음직한 식재료, 신선한 식재료들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 안 드렸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읽기 껄끄럽거나 거슬렸다면 다시 한 번, 사죄를 드립니다.

근데요. 아무리 내가 먹는 게 아니어도 그렇지요.
아니 내가 먹는 건 약간 좋지 않은 것을 먹을지언정 대접하는 일이고, 후원하는 일에는 최상으로, 가장 좋은 상품으로 드려야지요. 이게 상식 아니겠습니까?

저는 가정에서 이렇게 배웠습니다.
“남 주는 것, 특히 ‘무료’라는 이름으로 대접하는 건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 자존심 상하지 않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공손하게 대접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나 본인 가정이 먹는 건 유통기한 며칠 지난 것 먹어도 괜찮다.”라고요.​​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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