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예정된 행사 때문에 오늘 아침부터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느라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그것도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 말입니다.
미리 주차장 섭외를 해놓고, 행사 동선 파악하고, 이동 동선라인을 삼각대로 만들어 놓고, 현수막 걸고, 여기에 무료급식 준비까지.... 오랜만에 눈썹이 휘날리도록 날아다녔네요.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와 LP가스 화성시판매협회에서 연탄과 쌀과 라면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후원은 12월달 사랑의상자배달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행사를 위해 참석해 주셨던 모든 분께서 연탄을 직접 연탄창고까지 운반해 주셨습니다. 물론 저도 동참했죠.
연탄 나를 때 맨 처음과 맨 끝사람이 제일 힘들거든요. 저는 맨 처음을 담당했습니다. 나중엔 마치 마술쇼 중에 미녀의 몸통이 분리되는 마술처럼 제 허리가 완전 분리되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 있죠. 마비증상. 정말 죽다살아났습니다. 아니 해도해도 줄어들지 않는 느낌, 언제 끝나나? 제 개인일이었다면 벌써 때려 쳤을텐데요. 그만큼 힘들었습니다. 역시 연탄은 아무나 만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 내일 일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동전파스 20개 붙인 상태입니다.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아이고, 끙, 흐으으으윽” 곡소리가 나오네요.
여기에 오늘따라 무료급식 봉사자도 부족해서 행사하는 도중에 눈치껏 무료급식소로 복귀해 설거지며 서빙이며 제 임무를 다 완수했어요.
아무튼 그곳에 있던 분 모두, 완전 고생했습니다. 왜, 이런 행사는 사진 몇 장 남기기 위해 처음 조금만 운반하는 척?만하고 각자 집으로 가시는데 오늘 오셨던 분들은 바쁘신 가운데도 끝까지 친히 다 해주셨지뭡니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행사와 무료급식을 모두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해 수요예배 설교준비와 발표 과제를 했습니다. 또 오늘이 어머니 생신이라 없는시간 틈을 짜내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하고나니 예배시간이 딱 되더라고요. 아무튼 차량운행까지 다 마치고 집으로 와 씻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잠깐 크게 한 숨을 내쉬어야겠습니다. 숨가빴던 오늘 정말 피곤하네요.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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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식사에 오시는 일용직근로자가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경기가 나쁘다 나쁘다 하는데 진짜 실감이 납니다.
이분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분들인데 우리 급식소에 식사하러 오시는 분은 그것마자도 일자리를 못 구해 오는 분들이거든요. 정말 불쌍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자연히 이분들에게 더욱 신경이 써집니다.
근데요. 아침밥을 준비한 것 만큼 오시면 저희도 좋은데 요즘 갑자기 많이 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돼 버린 것입니다.
이때를 위해 우리 급식소에는 컵라면을 항상 비치해 두거든요. 밥이 모자르면 얼른 물을 데워 컵라면을 대접하기 위해서죠. 근데 이것도 빨리 없어지더라고요. 굉장히 헤프네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혹시 컵라면을 후원해 주실 수 있으신 분이 있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꼭 “컵라면”이여야 합니다. 물만 따르면 후르룩 빨리 드실 수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죠.
얼마 전, 염광교회에서 주신 컵라면 아주 요긴하게 대접했는데 또 후원을 기다립니다. 저희에게 꼭 필요한 것을 후원해 주시면 너무나 감사한데 지금은 컵라면이 꼭 필요해요. 온전히 아침에 일용직근로자들을 위해 쓰겠습니다.
사실 그깟 컵라면 돈주고 사지 뭐 그러냐? 라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저희 그럴 돈도 사실 없어요. 정말 아껴야 해요. 지금 돈이 씨가 말랐습니다. 제 아내에게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하는 소리가 “돈 없어”라는 소리입니다. 정말 없네요. 이렇게 없어본 적도 또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