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료급식소는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아니 매일 똑같은 무료급식인데 어쩜 그때그때마다 새롭고 스펙터클한 이벤트가 마구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등골이 오싹하기도 한 것이 7년을 해왔지만 솔직히 적응은 안 되네요.
오늘은 곤드레밥을 만들어 대접하려 했는데요. 처음에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은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여느 때보다 더 여유롭게 식사준비를 끝냈죠. 그리고 봉사자들끼리 티타임을 가지며 약간의 수다를 떨 정도의 시간까지,,,
그리고는 시간이 흘러 얼추 어르신들이 오셔서 자리에 앉고 시간도 다 됐을 무렵, 밥솥의 뚜껑을 연 순간, 앗. 이게 웬일입니까? 밥이 다 설어버린 게 아닙니까?
OTL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ㅠ,.ㅠ;; 때마침 평소와는 달리 갑자기 우리 어르신들은 밀어닥치고,,, 저를 포함한 우리 봉사자들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죠. 밥을 다시 하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요.
다행히 침착한 봉사자 한 분께서 설익은 밥을 잘 골라내 최악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참 많은 걸 배웠던 하루였습니다. 어떤 봉사자께서 저에게 이렇게 얘길 하시더라고요. “목사님, 우리가 너무 방심했어요. 우리 이제부터 밥을 위해 기도를 해야겠어요.”
참 그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밥을 위한 기도. 정말 좋네요.
물론 우리교회 성도들이 무료급식을 위해 매일 합심기도를 하고는 있지만 그날그날 봉사하기 전과 대접하기 전 기도는 필수로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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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회원모집은 이미 끝이 났는데요. 고맙게도 자발적으로 회원가입을 더 해 주시는 분이 계시네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람이 말입니다. 정말 위기에 처했을 때 발벗고 도와주시는 분이 옆에 계시다는 것만큼 큰 위로가 없더라고요. 이런 분들 때문에 저희가 힘있게 전진하고 힘있게 앞으로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힘이 팍팍 솟습니다.
오늘은 설립취지서를 작성했는데 이게 뭐라고 하루 종일 걸린 것 있죠. 참. 머리가 나쁘니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