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전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2주가 걸릴 것 같습니다.
첩첩산중 많은 일이 쌓였지만 지혜롭게 헤쳐가겠습니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산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인사만 잘해도 무료급식소를 운영해갈 수 있다.”
나는 인사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인사에 진심입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가가 인사합니다.
상대방이 안 쳐다보더라도 습관처럼 꾸벅하고 인사합니다.
이게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고, 내가 터득한 지혜입니다.
나에게 인사란 인간관계를 맺는 첫 단추이자 필살기입니다.
후원자, 봉사자, 이용자, 교회성도, 동네이웃을 보면, 하던 일을 멈추고 45도 정자세 각도로 인사합니다.
얼마큼 친분이 쌓이면 등에 손을 얹고 속삭이듯 안부를 묻습니다.
절대 대충, 얼렁뚱땅, 싸잡아서 인사하지 않습니다.
기필코 한 사람, 한 사람씩 쫓아가 인사하고야 맙니다.
우리 아내와 자녀들까지도 이것을 강조합니다.
이제는 아이들도 아빠를 따라합니다.
아침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도우미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다가가 인사한다음 학교로 방향을 틉니다.
“유주가 학교에서 인사를 참 잘해요”란 말을 곧잘 듣습니다.

나는 돈이 없습니다. 무일푼입니다.
그러나 내 주위에는 사람이 많습니다.
돈부자가 아니라 사람부자입니다.
돈을 많이 벌면 성공했다는 말을 듣잖아요?
이 논리대로면 사람을 많이 아는 것도 성공한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내 인생 성공한 것입니다.
믿어주는 사람이 도처에 널리고 널렸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아껴줍니다.

간혹 몇 백만원을 한번에 후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가서 연신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아주 깍듯이 인사합니다.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많은 돈을 후원해서가 아니라 원래 이렇게 인사해왔고, 또 몸에 젖어있는 습관 때문입니다. 그저 감사의 표현을 더 깊게 하는 것뿐입니다.
가식도 아니고, 의례적으로 하는 행동도 아닙니다.

세계2차대전 때 히틀러가 연합군과 러시아 사이에 전선을 이중을 펼쳤기 때문에 패했다는 원인이 있습니다.
한꺼번에 두 가지 전쟁을 치르면 망하는 법입니다.
현재 우리는 교회건축도 앞두고 있고, 무료급식소 이전도 앞두고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전선이 두 군데로 나눴습니다.
그래서 정신이 혼미한 상태입니다. 매일 머리가 깨질 듯 아픕니다.
이전하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할 수 없이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모아둔 돈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건축하려고 모아뒀던 목돈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여한이 없습니다.
돈이란 게, 내가 벌어서 쌓아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대리운전 기사를 해서, 아니면 쿠팡이나, 우유배달, 신문배달 해서 번 게 아닙니다.
후원자나 성도들이 건축헌금 명목으로 바친 것을 차곡차곡 쟁여 놓았던 것입니다.
즉, 하나님이 주신 것을 하나님께서 쓰시겠다는데 욕심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내 능력으로 번 돈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기에 통장에 잔금이 하나도 없어도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먹여주시고 살려주신 것만으로도 은혜와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급식소 이전,확장하는데 도움을 준 분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공개하고자 합니다.
특히 한국 카네기CEO클럽 화성오산 총동문회(산하 천사봉사단_정동신 회장)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전공사에 내 일인냥 발벗고 나서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전에 도움을 준 명단-
김기련 100,000 / 김루하 100,000 / 김수아 50,000 / 김영호(오산중앙종합그릇&카네기) 주방용품공사 총책임 / 김유주 100,000 / 김준회 김회원(화성법무사사무소&카네기) 무료급식소 이전.확장공사 총총괄 / 박우진 30,000 / 박종섭 유영숙 박영제 박아린 박주영 박오엘(봉천) 10,000,000 / 손수아(365유한의원) 100,000 / 유성이 30,000 / 이범희 배은선 500,000 / 이상규 이경애(기획원이) 간판일체 / 이종화 윤지은 이정환 이성환(제일토건) 500,000 / 임광준 정미경 임시완 임정완(신우세무회계사무소) 1,000,000 / 임성진 임인택 300,000 / 임태민 30,000 / 장대수 (인테리어&카네기) 인테리어공사 총책임 / 정동신 문선희 정재형(코아네트웍스&카네기회장) 2,000,000_주방용품일체 및 무료급식소 이전.확장 총후원회장 / 조현경 50,000 / 최용석 최은정 최윤재 최윤서 100,000 / 카네기 천사봉사단 일동(회장 정동신) 4,000,000_주방용품일체 / 하지현 50,000

총 이전공사비 약 3,000만원.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베풀어주신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기부한 모든 것은 국세청 홈택스에 기부내역이 자동 반영됩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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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정

카테고리 없음 2024. 5. 21. 16:35

2000년에 방영된 KBS드라마 “태조 왕건”의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중견배우가 우리 마을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리고 해장국집을 차렸습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TV에 나오는 사람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습니다.
사극의 인기 때문인지 음식점은 항상 붐볐습니다.
탤런트였던 남편은 촬영 때문에 늘 외지에 있었고 아내가 음식점을 지켰습니다.
믿음도 있어서 모(母)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남편보다 신앙이 좋았습니다. 믿음대로 살려고 애썼고 새벽기도회도 나왔습니다.
남편은 마지못해 가뭄에 콩 나듯 따라다녔습니다.
한편, 우리교회는 시골에서 비교적 큰 규모였기에 마을잔치 때마다 장소를 빌려줬습니다. 지역을 섬기고자 했고, 담임목사님도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어느 날,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과 대접하는 사람이 뒤엉켜 정신없었습니다.
배우 아저씨도 왔습니다.
같이 온 일행 없이 혼자 축의금만 내고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삼삼오오 함께 모여 앉았지만, 이분은 외딴 곳에 혼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홀서빙 보던 우리교회 성도가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곳 말고 저쪽으로 가 합석해서 드시면 어떨까요?”
이 말을 듣자 언짢은 표정을 짓고는 자리를 박차고 그대로 나가버렸습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일제히 얼음이 됐습니다.
그 후로 교회에선 그 아저씨를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교회가 운영의 미가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분의 마음이 옹졸했던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해하려 해도, 어떤 누가 보더라도, 어느 관점에서 보더라도,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한 영혼에 대한 긍휼과 배려와 섬김이 아쉬웠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
교회의 섬김과 봉사를 왜곡해서 받아들였다는 사람도 있을 테죠.
일을 하면 할수록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장관표창까지 받은 봉사단체장이 있습니다.
화성시에서는 봉사를 많이 하는 사람으로 굉장히 유명한 사람입니다.
대인관계도 좋아서 두루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습니다.
페이스북을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란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분을 치켜세워주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은 이 사람만 보면 학을 뗍니다.
그렇게 욕을 해대고 다닙니다.
왜 그럴까요?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있습니다.
욕먹는 부분이 따로 있습니다.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은 욕과 오해와 삿대질을 받는 부분이 있는데 이제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점심 무료급식 준비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입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면 11시부터 입장해 식사를 합니다.
공간이 좁아서 순서대로 입장해야합니다.
순서표를 나눠주고, 가이드라인을 치는 등의 질서유지에 각별히 신경씁니다.
당일 무료급식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양을 준비해둡니다.
모든 사람이 무료급식을 이용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을 준비합니다.
식사를 못해서 뒤돌아가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잠깐만 기다리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데,
몇 분을 못 참아 세치기하고 싸우고 무질서한 모습에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먼저 왔는데 왜 저 사람을 들여 보내냐?”며 봉사자들에게 욕하고 침뱉고 멱살 잡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다 먹을 수 있는데 그걸 못 참습니다.
이용자들 역정 정말 대단합니다.
그래서 병에 걸렸습니다.
이용자 출입에 관한 노이로제가 생겼습니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입니다.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입니다. 신경안정제 먹어야 할 상황입니다.
나에겐 입장질서가 가장 큰 숙제입니다. 매일매일이 전쟁 치르러 나가는 심정입니다.
이것만 아니면 무료급식 천년만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 때문에 무료급식소 욕하고 다니는 사람 많습니다.
--
MG새마을금고(경기서부) 임직원일동이 봉사해주셨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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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소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려면 정기후원자가 필요합니다.
일시후원도 좋지만 고정적으로 금전이 들어와야 예측과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전기세, 수도세, LPG, 월세 등을 만들어 놔야 안심이 됩니다.
그러므로 1만원의 정기후원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자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잘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번 후원약정을 맺으면 끝까지 갑니다.
이것이 다른 단체와 차이점입니다.
일정기간 동안만 후원하겠다며 작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기한을 두는 법이 없습니다.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사실 이들에게 베푼 것보다 받는 게 훨씬 많습니다.
이들에게 해준 게 없는데 우리에게 무한사랑을 쏟아붓습니다.

한동안 몸이 아팠습니다. 몸관리를 잘못 했습니다.
병원가서 링거도 맞고 항생제도 먹었는데 잘 낫지 않습니다.
심한 열감기로부터 두통, 치통, 오한, 등에 담까지 퍼졌습니다.
간신히 무료급식을 하며 지냈습니다.
집에서도, 교회에서도, 급식소에서도 덕이 안 됐습니다.
대표인 내가 골골거리니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봉사자들이 맥없이 풀이 죽어 있습니다.
아버지께 혼났습니다.
“여러 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몸관리를 못해서 되겠느냐?”
나로 인해 딸린 식구가 많습니다.
우리 가족들, 더열린교회 성도들, 무료급식소 이용자, 봉사자, 후원자 모두 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들을 합치면 700명은 족히 넘을 것입니다.
이들을 위해서도 내가 바로 서 있어야 합니다.
내가 쓰러지만 모든 게 올스톱 됩니다.
내가 올리는 글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그래서 누워 있을 수 없습니다.
다시 일어나 사역에 전념해야겠습니다.
정기후원자가 있어 다시 일어날 힘이 생깁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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