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카테고리 없음 2024. 1. 24. 18:42

일이 많습니다.
누구한테 맡길 수도 없는 일입니다.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을 혼자 책임져야 합니다.
어떤 날은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자연히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적어두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메모지와 펜이 달린 목걸이를 걸고 다닙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업무 진행사항을 적어두기 위함입니다.
또 수시로 오는 택배상자를 뜯기 위해 맥가이버칼도 소지하고 있습니다.
연초마다 신경쓰는 업무가 있습니다.
후원자에게 연말정산을 해서 국세청 홈택스에 올려주는 일입니다.
모든 후원자에게 세제혜택이 돌아가도록 정성을 쏟습니다.
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실제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올리는 기한이 따로 있어 이때는 낮밤이 없어집니다.
그런데도 실수가 나옵니다.
나는 일종에 완벽주의자입니다.
일의 속도는 느리지만 완벽하게 해치우려는 성격을 지녔습니다.
실수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실수하면 짜증이 밀려옵니다. 예민하고 민감해집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옵니다.
몇몇 후원자의 기부금영수증 발행에 있어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작년에 기부한 금액과 다른 점이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아, 그러세요? 제가 얼른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때부터 곡괭이로 찍듯 두통이 밀려왔습니다.
분명히 확인하고 확인했는데 이런 실수를 하다니요.
분에 못 이겨 아내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대판 싸웠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말 한마디 안 했습니다.
알고 보니 내 실수였는데 어디에 분풀이를 할 수 없어 아내한테 한 것입니다.
미안했습니다.
어쨌든 실수를 수습하기 위해 또 부산히 움직였습니다.
후원자들에게 사죄합니다.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송지은, 이예리, 유혜경, 박정수 선생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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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이 도착했습니다.
엊그제 올린 글을 읽고 이름도 안 밝힌 후원자가 보낸 것입니다.
이제 글쓰기가 두렵습니다.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감동에 감격을 더해 희열까지 느껴졌습니다.
꼭 필요했던 것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후원자님, 이 글 보면 연락 한번 주세요.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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