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카테고리 없음 2024. 2. 20. 19:45

더열린교회는 상가건물 3층에 위치했습니다.
1층에는 다방, 노래방, 중고전자, 인력사무소가 있고, 윗층엔 살림집이 세 들어 삽니다.
예배 때마다 주변이 시끄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서로 이해하며 사이좋게 지냅니다.
다방 사장님은 비기독교인입니다.
우리가 이사오고 한 동안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날마다 꼬박꼬박 인사했습니다.
3년쯤 되니 부활절과 성탄절 때마다 화환을 보내오는 게 아닙니까?
한 해도 빼먹지 않고 예쁜 난을 선물합니다.
리본에 글씨까지 써서 보냅니다.
“주님의 은혜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불신자인데 이런 문구를 쓰는 게 신기합니다.
참 고마운 사장님입니다.

교회 앞건물에서 건물청소 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몇 년 동안 성실하고 꾸준하게 청소만 해왔습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아침무료급식을 이용하는 부부입니다.
이런 관계를 6년쯤 이어왔습니다.
물론 불신자입니다.
근데 교회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헌금이 아닌)부조를 하는 게 아닙니까?
교회 창립주일과 성탄절 때마다 봉투를 합니다.
이들도 참 고마운 부부입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남양의용소방대가 봉사해줍니다.
고마운 단체입니다.
예쁜 반장님이 한 분 있습니다.
독실한 불자입니다.
우리 동네에 신라시대 때 창건한 천년사찰 봉림사가 있습니다.
이 사찰의 보살이기도 합니다.
이분이 우리를 적극 돕습니다.
마을에서 척사대회가 열리면 성금함을 가지고 다니며 후원금을 모금합니다.
의용소방대 송년회 자리에서도 성금함을 돌리며 반강제로 모금합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적극 도와주는 고마운 분입니다.

지역에 크고 작은 산업단지가 존재합니다.
규모가 큰 공장도 있고 작은 공장도 있습니다.
3년 전,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테슬라를 몰고 급식소 앞에 주차를 했습니다.
알고 보니 중소기업 창업주였다가 지금은 은퇴하여 명예회장으로 있는 분이었습니다.
“지역을 먹여살린 기업가”란 기사가 쓰였을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이분이 3년 전부터 우리를 돕습니다.
이분도 기독교인은 아닌 듯 합니다.

나는 종교를 넘나듭니다.
어떤 경계나 기준 혹은 특정 지역색과 영역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고집과 아집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보다 폭넓은 생각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균형있는 삶을 추구합니다.
나는 당신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 모두는 더불어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복음 외에 모든 걸 양보할 의향이 있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