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요

카테고리 없음 2022. 3. 28. 20:56

소외계층을 위한 생필품전달사업 “사랑의상자배달”에 들어갈 물품을 구입하고 왔습니다.
무료급식을 마친 후, 데이트 겸 아내와 단둘이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기분 좋더군요.
--
우리를 아껴주는 분이 개인통장으로 5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목사님, 코로나 완치 후 동네의원에 가서 꼭 가슴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한데요.
가족 모두 찍어보세요. 그래서 비용을 보냅니다.”
매번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분이 있습니다.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그렇게 세밀하게 챙겨줄 수가 없습니다.
참 고맙고 감사한 분입니다.

저는 하루에 한잔씩 아메리카노를 마십니다.
아내에게서 커피 먹는 법을 배웠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중독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두 잔 이상은 못 먹습니다.
메가커피 한 잔이면 딱입니다.
식후 이걸 먹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문득 손에 쥔 1,500원짜리 커피잔을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이런 커피를 맘껏 사 마실 수 있는 내 자신이 참 이질적이고, 새삼스럽더군요.
형편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어 아내가 이발을 대신해준 적이 있습니다.
사무가위로 머리를 다듬어준 것입니다.
돈이 궁해 이발소도 한 동안 가지 못했습니다.  
60년대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희가 이렇게 살았습니다.
개척 후 1년~2년 정도를 이렇게 살았습니다.
아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빵 하나 못 사줬고,
미용실 한 번 가면 눈치를 얼마나 줬는지 모릅니다.
참 못된 남편이었습니다.
매일 돈 때문에 싸웠습니다.
돈이 그렇게 궁했고 씨가 말랐습니다.
경조사가 가장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커피를 맘껏 마실 수 있다니, 전화위복, 새옹지마가 따로 없습니다.

주위분이 종종 질문합니다.
“목사님은 뭐 먹고 사세요?
그게 매우 궁금합니다.
후원금 들어오면 무료급식에 다 쓰잖아요.”
실제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단체가 "사단법인"일 경우,
또 주 5일 동안 무료급식을 진행하는 곳에는
국가에서 최저임금이 나옵니다.
아내는 이걸 받고있고,
저도 더열린교회에서 사례금 5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합치면 월 170~180만원 정도가 됩니다.
이걸로 가정에서 필요한 걸 지출합니다.  
생각보다 넉넉합니다.
그래서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안산미용학원을 가면 9,000원에 이발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하고 있죠.
부모님에게 용돈도, 과일도 사 드릴 수 있고요.
저는 지금의 생활에 아주 만족하며 살고있습니다.

이런 형편을 아는 분이 자꾸 “가정에만 쓰라”며 챙겨주는 것입니다.

어떤 분께서 “내 집 팔리면 1억원을 드릴게요.”라고 말씀하는데
아무런 감흥을 못 느끼겠습니다.
내 손에 들어오지도 않았을뿐더러,
설령 들어온다해도 어떻게 쓸지
방법도, 머리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이대로가 좋아요.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