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무료급식소 확장공사를 진행하셨던 장로님과 함께 일을 도와주셨던 선생님께서 결국 몸살이 나셨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하수도관을 위해 땅을 파는 작업이 매우 힘든 작업이었거든요.
돈이 없어 일꾼도 팍팍 못쓰는 상황인지라 우리가 가진 인력과 재원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디지만 일을 해 왔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두 분 다 몸살이 나신 게 아닙니까.
달려도 너무 달렸네요. 잠시 브레이크를 밟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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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람이 굉장했었습니다.
급식소 주위에 물건들이 다 넘어지고, 날아가고, 엎어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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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신 어르신들에게 어제 푸드뱅크에서 주신 과일을 골고루 나눠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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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히 우리 급식소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무료,이동진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치과진료를 하셨는데요.
우리 급식소에 자주 오시는 분 중에, 연고도 없으시고 연락처도 없으신 장**선생님이란 분이 계시는데, 이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분을 진찰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형편이 너무 딱해 보이셨던지 원래는 안 해주는 틀니를 맞춰주신 게 아닙니까. 그래서 틀니 본을 떠 드리는 등 지극정성으로 섬겨주시네요.
저희가 대신 감사를 드립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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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 성도 중에 "봉천"이라는 자원회사를 운영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께서 꼭 쓸만한 물건이 나오면 제일먼저 담임목사인 저에게 연락을 하셔서 "목사님 이런 게 생겼는데 공부방이나 급식소에서 쓰면 어떨까요?"라고 물어주시는 게 아닙니까.
오늘은 우리동네 무료 꿈의공부방에서 사용하기에 딱일 것 같은 고급 책장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네요. 박영제 형제님, 이대성 목사님, 고맙습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 교과서를 둘 공간이 없었는데 참 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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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콩나물이 있는데 가지러 오세요."
조암으로 가다보면 중간에 서근리라는 곳이 나옵니다. 공장이 많은 공단지대인데요. 그곳에 형제식품이라는 콩나물 공장이 있습니다. 주로 송산포도휴게소와 같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식당 등에 콩나물을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근데 이 회사의 특징상 휴게소가 잘 돌아가면 덩달아 회사도 잘 돌아가는데, 만약 그 반대일 경우 안 팔린 콩나물들이 쌓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남은 콩나물을 우리 급식소에 몽땅 주시곤 하셨지요.
작년 여름에는 정말 많이 가져왔습니다. 불황기도 이런 경우가 없었을 정도로 콩나물이 잘 안 팔렸거든요.
근데 요즘엔 반대로 잘 팔렸나봅니다. 한동안 저희를 안 불러주셨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이 회사를 위해 매주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 형제식품 콩나물 잘 팔리게 하셔서 저희에게 콩나물 주시는 일 없도록 해 주세요."라고 집중기도를 하죠.
아무튼 매번 주실 때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싱싱한 콩나물로 우리 어르신들에게 잘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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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든 바깥 일을 마치고 교회 사무실에 딱 앉으니깐 정확히 4:30분이더군요.
의자에 앉는 순간 제 입에서 크게 한 숨이 나오더라고요.
모든 긴장했던 것들이 풀리면서 나오는 긴 숨 같은 것이요.
그리고는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앉는데. . .
그래도 집중해서 오늘의 사무일을 마감했습니다.
또 성금요일 설교준비도 했고요.
나중엔 도저히 못참겠더군요.
그래서 공부방 시작시간인 6시가 되기 전, 20분이라도 눈좀 붙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눕혔는데 누운지 5분도 안돼 세상 모르고 잠에 취해버렸네요.
딱 30분 잔 것 같습니다.
멘토링 봉사 선생님이 오신 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네요.
부리나케 일어나서 저녁 차리고, 성금요일 예배 차량운행을 다녀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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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이나 대강절이 되면 매일같이 보라색 넥타이만 매고 다닙니다. 그래서 이 넥타이가 군데군데 다 헤지고 보풀이 일어났습니다. 아무래도 몇 개 더 사야겠습니다.
오늘은 일부러 정장을 입고 하루종일 다녔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는데 조금이라도 정돈된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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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교회를 다니시는 어떤 분이 저에게 와서는 상담을 요청하시는 게 아닙니까.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목사님, 제가 사업을 크게 하는데,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는 부자 교회이라서 제 십일조를 만나무료급식소에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어느 곳에나 계시잖아요."라고 말씀하시는 게 아닙니까.
솔직히 제 마음이 약간 흔들리더군요.
"그냥 눈 딱 감고 '감사합니다'하고 받을까"
하지만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딱부러지게 말씀드렸습니다.
"성도님, 그래도 십일조는 본 교회에 드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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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더열린교회 담임목사인 동시에 비영리민간단체 "더불어사는우리"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죠.
아직 개척교회인 더열린교회 자체로 재정이 운영되어지지 않습니다.
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체 자체만으로는 운영해 나가기 힘듭니다.
단체에서 모자란 운영비를 더열린교회 성도들의 헌금과 헌신으로 근근히 채워가고 있는 실정이고,
또 어떤 달은 반대가 될 수도 있고요.
아무튼 참 어렵네요. 빨리 둘 다 스스로 돌아갈 수 있는 재정상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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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글을 재미없게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머리가 안 돌아가서 어쩔 수 없어요.
내일은 맑은 정신으로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