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모교회에서는 노인대학을 운영했습니다.
모범사례로 지정될 정도로 잘 운영했습니다.
그때 어르신들에게 매주 떡을 대접했는데
신기한 건, 떡을 후원하는 분이 매주 생겼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떡 떨어진 날은 없었으니까요. 저도 몇 번 했습니다.

우리 급식소를 이용하는 어르신들도 떡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떡 하는 날은 평소보다 더 오십니다. 자연히 식사준비도, 봉사자도 더 있어야 하고요.
지난주에 손녀 백일이라고 떡을 후원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일떡을 잘 나눠드렸습니다.
받아가며 어린 아이처럼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래서 든 생각이 매일은 안 되도 매주 떡을 대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우유를 나눠드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우유와 컵라면을 보내옵니다.
이름도, 연락처도 숨기고 그렇게 보내오는 것입니다.
이름없는 천사 덕분에 칼슘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우유를 대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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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귀한 분이 장고 끝에 연락을 했습니다.
“목사님,,,,
제가,,,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얘기만 들어봐도 정말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돕고있는 아이들 리스트를 보내드렸죠.
최종 두 명이 선택됐습니다.
이제 이 아이들에게 매달 “사랑의상자배달”뿐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것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부모님이 온전하지 못해 금전으로 도와주면 다른 곳에 쓰일 것 같아 그들이 필요한 걸 사주기로 했습니다.
“어떤 귀한 분께서 너에게 도움을 주기 원한다.
내가 한 달에 한 번 너에게 전화할거야.
그러면 평소에 생각했던 걸 말해주면 돼.
옷이나 운동화, 학용품, 참고서 등을 말해주면 우리가 사다줄게.”
“목사님,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해요? 제가 전화드릴까요?”
“아니야, 넌 그냥 훌륭한 사람이 되면 돼.”
분명 이 아이들은 이 나라에 큰 일꾼으로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성인이 돼서 그들도 똑같이 베풀 것을 믿습니다.
받은 은혜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평생 만나는 사람마다 간증할 것입니다.
“내가,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게 한 키다리아줌마가 있었다”고...
생각만해도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 하나 키우는 일,
이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고 위대한 일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이보다 더한 농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분으로 인해 저도 스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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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있는데 선배가 옆에 오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훑는 게 아닙니까? 마치 “안됐다”는 표정으로 말입니다.
선배가 보기엔 내가 “인생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정상인 선배가 나를 보는 게 꼭 벌레 보는 듯 했습니다.
뇌성마비가 있는 내 행동이 그로 하여금 그런 눈빛을 준 것입니다.
“아이고, 쯧쯧쯧, 야, 너 왜사냐?”
이 말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생각나네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 가장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나에게 문득 말합니다.
“야, 네가 무료급식을 하고 있을 줄 생각도 못했다. 좋냐?”
그 친구는 내가 살아온 길을 다 아는 친구입니다.
대학교도 많이 다니고 교수도 했다는 걸 알고 있는 친구이죠.
그 친구 눈에는 내가 대학교 정교수, 아니면 더 나은 자리에 앉아 있을 거라 생각했나봅니다.
그런데 고작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니, 그 많은 대학교, 컴퓨터 기술, 강의경력을 뒤로한 채,,,
그러나 전 지금 아주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거든요.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 보람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적인 기준에서 볼 땐 내가 한심할지 모르지만 하늘의 기준, 성경의 기준, 하나님의 기준으로 볼 때 난 성공자입니다. 더 나은 곳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아마 그 선배, 지금쯤 어디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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