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대학교 시절은 참 낭만적이었습니다. 너무 낭만적이었죠. 그래서 학업보다는 딴 짓?을 더 즐겼던 것 같습니다. 좋은 뜻의 딴 짓을 말하는 겁니다.

2001년, 수원에 있는 동남보건대학교 컴퓨터응용과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2000년 초부터 대학마다 붐이 일고 있었던 인터넷방송이 우리학교에도 개국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초대 제작국장으로 제가 선임되었고요. 막중한 자리라서 굉장한 부담이 있었지만 그 당시는 그런 책임감보다는 KBS나 MBC 등 방송국에 가야만 구경할 만한 값비싼 장비를 내 손으로 다룰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나게 취재와 편집, 서버운영과 홈페이지 관리를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각종 학교행사가 있는 날에는 전공수업도 빼먹고 부국장과 함께 ENG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출동을 했었죠. 이게 참 재미있었고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우리도 자칫 언론기관이었거든요) 또 이 방송국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위치라 당시 컴퓨터수리점을 운영해서 번 돈을 방송국원들에게 다 쏟아 부면서도 아까운 것을 몰랐습니다.

우리 학교는 교내 학교 방송을 담당하는 "방송국"과 학교신문을 담당하고 있는 "학보사"와 "동남인터넷방송국(DIBS)" 이렇게 세 개의 기관이 존재했습니다. 그 중 학보사와 우리 인방(인터넷방송국)과는 굉장히 철친했었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취재를 나갔다하면 학보사 기자들과 저희가 함께 늘상 만나게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맨날 학보사 사무실에서 자장면도 시켜먹고, 거기서 널부러져 자기도 했고, 시험기간에는 공부도 거기서 했습니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참 아련한 추억이 되었네요. 이때 함께 지냈던 친구들과 동기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당시 학보사 국장을 맡고 있었던 양혜영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지금 뉴질랜드에서 남편과 네명의 자녀와 함께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요. 이 친구가 글쎄 우리 무료급식소에 적지않은 금액을 후원한 게 아닙니까. 그러면서 "오빠 적은금액이라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고 뉴질랜드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 참 보기 좋았는데, 이렇게, 이런 식으로 연락을 주다니, "아니 이게 뭡니까.... 이렇게 도움을 주다니요... 혜영아, 고마워. 늘 자녀를 위해 기도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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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졸업을 하고 대학원에 가서 컴퓨터와 경영을 더 전공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2007년, 제 모교에 겸임교수로 발탁이 돼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죠.
이때 만난 아주 특별한 제자가 있습니다.
항상 저를 보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던 제자였는데요. 그래서인지 그 제자에게 더 많은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라, 꿈을 크게 가져라, 지도교수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라, 경영에 눈을 떠라 등 정말 사적인 이야기까지 나눴던 제자였습니다. 이 친구역시 저를 참 잘 따랐습니다. (아마 저같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하지만 그땐 이 친구가 크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지금 제가 가늠할 수 없는 아주 큰 사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직원도 많이 두고요. 또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전문 강사가 돼 있더군요.

그리고 지난 주 저에게 연락을 한 것입니다.
"교수님, 좋은 일 하시는데 제가 조금 돕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교수님을 위해 클라이언트가 후원할 수 있도록 연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만나무료급식소에 들리겠습니다. 사무실에 안 쓰는 노트북 20대가 있는데 우리동네 무료 꿈의공부방에 후원하고 싶어서요."

아이고,,,, 참,,,, 제가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신동민씨, 제가 교수로 있으면서 동민씨 같은 제자를 뒀다는 게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고마워요. 은혜 잊지 않을게요. 그리고 하시는 사업을 위해 우리교회 성도들과 함께 집중기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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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 성도들은 담임목사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에 참으로 감사를 드리죠.
성도 한 분께서 요즘 삐쩍 말라보이는 담임목사를 생각해 일부러 원할머니 보쌈과 족발을 시켜 주시는 것이 아닙니까. 족발이 평소 먹고 싶었는데 비싸기도 하지만 안 사먹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옆에서 장모님이 제가 게걸스럽게 먹는 것 보시고는 "김서방, 내가 미안하네, 이렇게 잘 먹는 모습 처음보내, 평소에 좀 사줄께"라고 하시는 게 아닙니까. 아무튼 미친듯이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영제, 서지윤 자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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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 학생인 윤미와 상진이가 우리교회 식구들과 함께 먹으려고 예쁜 케이크 빵을 만들어 왔지 뭡니까. 정성이 더 들어가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윤미야, 상진아 고마워. 그리고 목사님이 사랑한다. ​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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