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마차

카테고리 없음 2023. 7. 4. 13:28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우시장과 오일장이 열리는 곳입니다.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하는 서커스유랑단이 있지만  
우리 마을에는 약장사가 그렇게 출몰했습니다.
노상에서 좌판을 깔고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사람들이 빙 둘러앉으면 그때부터 약장사의 공연이 시작됩니다.
약장사는 약만 팔지 않았습니다.
구경거리가 없던 시절에 볼거리를 선사했습니다.
왜소증(키가 작은)의 사람들이 나와서 차력을 했습니다.
기다란 쇠 철근을 가지고 나와
양쪽 끝을 목에 갔다대고 휘는 차력을 보일 때면 손에서 땀이 났습니다.
콜라병과 콜라병 사이에 물이 “순간이동”한다는 사회자의 말이 진짜처럼 느껴졌고,
투명유리로 된 상자 속에 큰 구렁이를 갔다 논 것도 생각납니다.
계룡산에서 직접 잡았다면서 앞에다 전시했습니다.
구렁이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허물을 벗고 있는 중이라는 말에 모든 사람이 홀랑 넘어갔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뱀 모형을 정교하게 만들었던 같습니다.
가짜 영지버섯을 팔아보겠다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날에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인데
아내가 사 오라는 물건은 안 사오고
넋 놓고 구경만 해대던 남편 때문에 속이 타들어갔을 “우리엄마”가 아련합니다.
그래도 재밌고 좋았습니다.
박수치며 깔깔 웃었던 아름다운 추억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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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급보다 낮은 부대가 있습니다.
주로 시골이나 해변가에 있는 작은 부대입니다.
여기는 PX(군부대 내 매점)가 없습니다.
그래서 병사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황금마차”를 운영합니다.
트럭에 병사들이 좋아하는 과자, 음료수, 화장품을 실고 정한날짜에 부대를 순화하는 트럭을 가리킵니다.
황금마차가 오는 날이면 모두 화색이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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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본 것을 그대로 흉내 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모방을 잘 합니다. 눈썰미가 조금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벤치마킹을 잘합니다.
내 것으로 소화해서 재창작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더 발전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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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는 넓은 면적을 소유했습니다.
특히 동서로 깁니다.
동서 간 소득차이도 많습니다.
지역적, 문화적 특징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있는 서부지역은 낙후됐습니다.
대형극장도, 대형마트도 전무합니다.
평균연령도 높습니다.
젊은이는 인근 대도시에서 삽니다.
노인비중만 큽니다.

우리 단체도 황금마차를 운영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소외계층, 결손아동, 독거노인에게 직접 찾아가 생필품을 전달하려합니다.
차에 식료품을 잔뜩 실고 시골마다 다니려합니다.
아직 첫 단계라 구체적인 계획안이 없지만
잘 진행되면 다시 공지 올리겠습니다.
이 사업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요?
“이동 슈퍼마켓, 나눔마켓, 나눔황금마차”
좋은 이름이 생각나면 알려주세요.

아 참, 사람들을 모으려면 차력부터 배워야겠네요.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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