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가장 추웠습니다.
아침 찬바람이 얼굴에 닿을 때마다 괴로웠습니다.
자전거로 출근하는데 귀가 떨어져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 날씨에 어떤 사람이 한껏 움츠리고 앉아있는 게 아닙니까?
여기저기 헤지고 찢겨서 남루한 옷차림의 노숙자였습니다.
슬리퍼를 신은 발은 맨발이었고 추워서 떨고 있었습니다.
배가 고픈지 누가 먹다 남은 식은 도시락을 주어와 뒤지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돌려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집 없어요? 굉장히 추워요. 이렇게 있으면 죽어요.”
원래 말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추워서 입이 얼은 것인지? 아무 미동도 없었습니다.
보고 있는데 진짜로 눈물이 나오더군요.
지갑을 열어 돈을 주며 말했습니다.
“이걸로 따뜻한 밥 사드세요.”
풍족한 대한민국 땅에서 이런 사람이 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 나는 매우 슬픕니다.
우즈베키스탄 피란민들, 이스라엘의 납치 가족들, 팔레스타인 여자와 아이들, 북한에 내 동포들, 모두 가슴이 아리도록 아픕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게 더 괴로웠습니다.
그러다 오늘 내 앞에 이 사람이 보여진 것입니다.
“오늘 내가 이 사람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되겠다”싶었습니다. 두고두고 후회할 것만 같았습니다.
후원자는 우리에게 소외된 사람들에게 쓰라며 돈을 보내옵니다.
그런 돈을 가지고 정말 뜻깊게 쓰고 있습니다.
꼭 써야 할 곳에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당신이 더 위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출했는데 1분도 안돼서 통장에 3만원이 입금됐습니다.
서울에 사는 안*기님께서 하루에 1만원씩 모은 돈을 보내옵니다. 참 기가 막힌 타이밍에 입금이 됐습니다.
또 조금 있으니 서울에 사는 임*택, 임*진님께서
30만원을, 화성에 사는 김*영, 남*옥님께서 12만원을 후원해주셨습니다.
15배가 채워졌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도와줄 걸 그랬습니다.
후원자, 당신이 후원한 후원금이 이 땅을 살립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의 꽃을 피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