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이소

카테고리 없음 2024. 1. 19. 02:31

매일 나이 많은 어르신을 상대합니다.
내가 노인인지, 노인이 나인지 모르겠습니다.
친구처럼 같이 늙어갑니다.
매일 보는 친구, 다정한 연인사이 같습니다.
한동안 안 보이면 그렇게 궁금하고 서운할 수가 없습니다.
근데 세월을 못 이기고 돌아가시는 분이 있습니다.
살 부대끼며 농담하는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가셨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다리가 풀립니다.
적잖은 충격에 모든 봉사자는 한동안 말문을 잃습니다.
우리 급식소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경상도 사투리로 “목사님, 안녕하이소, 잘 먹고 갑니데이,” 했던 어르신인데...
세상 모든 이별은 아무리 적응한다해도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어르신, 잘 가이소. 사랑했어예, 이제 편히 쉬시소. 많이 보고 싶을 겁니다.”
자녀분이 찾아와 “그동안 우리 어머니 잘 보살펴줘서 고맙습니다.”라며 음료수를 놓고 갔습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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