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을 기쁘고 즐겁게 해치웁니다. 억지로 하지 않습니다.
하고싶은 일을 하고싶어서 하는 스타일입니다.
매사에 낙관론자 처럼 콧노래를 부르며 일처리를 합니다.
교육전도사 때나 방송실장 때도
맡은 일이 주어졌을 때, 주어진 일 외에 포트폴리오 두 세 개를 더 만들어 갑니다. 그러면 담임목사님이 좋아했습니다.
끊임없이 일거리를 만듭니다.
능동적으로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재미로 하고, 신명나서 합니다. 웃으며 하고 자발적으로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삼시세끼 무료급식을 누가 시켜서 할 수 있을까요?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무료급식은 내 적성에 딱 맞는 사역 같습니다. 진짜로요.

소외청소년을 위한 생필품 전달사업 사랑의상자배달을 할 때마다 목돈이 나갑니다.
재정에 적잖은 타격을 입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을 끌고 왔습니다.
한번도 끊긴 적이 없습니다.
중간중간 돈이 없을 때가 있었습니다.
신기한 건, 그럴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쌀, 과일, 간식, 참치, 김, 두부, 생리대 등 개인후원자가 있었고,
또는 기업에서 한 달치 물품을 사줄 때도 있었습니다.
짜릿한 기적을 체험하는 순간이었죠.
이렇듯 좋아서 하니 자꾸 신나는 일들이 생기더군요.

정기봉사자의 절반은 이미 휴가를 다녀왔고, 나머지 절반은 이번 주에 간 상태입니다.
나는 지난 주에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 주 내내 일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 몫까지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안내와 서빙, 설거지와 뒷정리 그리고 차량운행까지 아주 바쁩니다.

급식소가 번화가로 이전하고 애로사항이 생겼는데 주차문제입니다.
주차공간이 협소합니다.
봉사자들이 타고 온 차가 많습니다.
다행히 20년 전, 대한민국 운전면허는 다 따 놨습니다.
1종대형, 1종보통, 2종소형, 원동기, 레커, 트레일러, 지게차, 굴삭기 다 소지했습니다.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 봉사자들이 오면 재빨리 나가 발렛파킹을 해주고 옵니다.
그래서 요즘 나온 차종은 거의 운전해봤습니다.
설거지를 하다말고 발렛요원까지 전천후 만능이 돼야 급식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쁩니다. 아주 신나요.

우리 아내에게 말합니다.
“당신, 내가 죽으면 다른 직장 갖지 말고 급식소 운영 계속 하세요.”
“당신이 죽긴 왜 죽습니까? 그리고 난 못합니다. 당신처럼 글쓰면 얼굴이 화끈거려서 못해요. 당신한테 딱 맞는 사역인걸요.”

글을 올리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고, 안 가져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나는 얼굴이 두껍습니다.
“좋아요”가 하나도 없어도 괜찮고, 많아도 설레지 않습니다.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것뿐입니다.
급식소에서 일하는 게 너무너무 재밌고 신나고 스릴 넘치는 걸 어떡합니까?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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