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퍼즐이 맞춰졌습니다. 길고 긴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13년 동안 무료급식을 해왔습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이끌고 왔습니다.
정권의 영향도 받지 않았습니다.
자타가 공인한 선행(善行)이기에 남녀노소, 여야 할 것 없이 박수를 쳐줬습니다.
우리를 가로막을 대상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고 노동분야부터 시작한 카르텔이 사회전반으로 퍼졌습니다. 사회복지 분야까지 전수조사가 들어왔습니다. 카르텔 때문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우리 급식소는 카르텔과 무관한데도 사회 분위기상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매스컴과 정치 쪽에서 오죽 떠들어댔습니까?
우리들만의 세상을 짓고,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못하게 높은 성벽을 쌓은 일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우리단체만 밀어주고 끌어주던 곳도 단연코 없었습니다. 정치편향에 입각한 단체도 아니었기에 정권에 따라 콩고물이 떨어지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사회의 낡은 관념과 통념들을 타파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봐라, 우리는 정직하다. 정도(正道)를 걷는다. 선거철마다 내가 밀던 사람이 당선되기만을 바라며 날개 달려 하지 않았다. 한철 메뚜기 같이 그렇게 살지 않았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후원자들 때문에 무료급식 할 수 있었던 거다.” 이렇게 되뇌였습니다.
그런데도 공무원은 작은 것 하나하나 꼬투리 잡는 게 아니겠어요?
사실 말단 공무원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던 것뿐이죠. 실제로 담당공무원과의 관계는 좋습니다.
“재정을 포함한 모든 것은 괜찮은데 장소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아니 13년을 해왔는데 지금에서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수긍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전할래? 안 할래?” 둘 중에 택하라했습니다.
가정집 이사도 아니고 급식소 이전인데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어디로 갈지 몰랐으며 돈도 없었습니다.
단체 정관도 바꿔야 했고 보증금도 뺐어야 했습니다.
굉장히 고민됐고, 모든 게 엉망이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장소를 알아보러 다녔고, 조금씩 이전을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이사도, 정관변경도, 집단급식소도 다 완성됐습니다.
이 과정이 1년 걸렸습니다.
나중에 들려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내게 들려줬습니다.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높은 나머지 무료급식을 포기했던 단체들이 있었다. 관공서가 요구하는 기준에 100% 충족한 (사설)단체는 우리뿐이었다”며 귀띔해줬습니다.
이제와 뒤돌아보니 지난 1년 동안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많은 수고와 노동과 고뇌가 뒤따랐습니다. 그래도 보람과 뿌듯함이 됐네요.
여러 사람이 도와줬습니다.
카네기, 송파맘, 단체회원 등 정말 많은 사람이 도와줬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준 모든 분과 또 다시 활기차게 움직이겠습니다.
뭄뚱이가 가루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정관변경에 명의와 신용으로 도와준 모든 회원에게 가슴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있어서 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2년 후에도 정관변경이 있을 예정입니다. 피치 못한 사정으로 못 떼준 분들은 그때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