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성경 잠언에 쓰였습니다.
사람이 교만하면 제일 먼저 망한다는 뜻입니다.
“김성민은 똑똑합니다.”
뚝뚝, 여기저기서 후원자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나는 우리교회와 우리단체를 크게 키우고 싶습니다.
확장에 대한 욕심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선한 영향력의 확장을 꿈꿉니다.
개인이 아닌 교회와 단체가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성민보다는 더열린교회가,
김성민보다는 만나무료급식소가,
김성민보다는 예수님이 더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더 쾌적하고 넓은 곳에서 예배와 무료급식을 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결손아동을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내 역량을 발휘하는 중입니다.
조금도 쉬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립니다. 경주마처럼 양쪽 눈을 가린 채 정면만 보고 달려갑니다.
여행, 도박, 마약을 하지 않습니다.
정신없이 도전에 도전을 하는 인생으로 살아갑니다.
비록 신체적으로 뇌성마비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것은 내 꿈에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삼고 악착같이 견디고 이겨내어 최종승리를 이끌어냅니다.
그래서 내 장애가 축복덩어리가 됐습니다.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몸이 불편해보이세요. 혹시 뇌성마비세요?”
아들하고 대화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아들 유주야, 아빠는 어떤 사람이야?”
“응, 우리아빠 똑똑해, 내가 친구들한테 자랑했다. 우리아빠 장애인인데 되게 똑똑하다 박사님이야.”
이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지혜롭게 인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당당하게도, 정직하게도 살고 싶습니다.
이 모든 걸 부합하기 위해서 조금은 교만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교만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담용어로 내재화라 말합니다.
내 마음에서 “교만”과 “겸손”이 줄다리기 중입니다.
“당당함”과 “배려”가 서로 힘겨루기를 합니다.
어떤 땐 아리송합니다. 아치 싶을 때가 있죠.
그러면 인정할 건 빨리 인정하고 또다시 일어나서 꿈을 향해 달려갑니다.
후원자에게 모든 혜택이 돌아가겠끔 연구합니다.
세제혜택은 기본이고, 후원에 대한 만족감과 보람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애씁니다.
글 하나 쓸 때도 오만가지 생각과 고심 끝에 씁니다.
조금이라도 정신줄 놓는 순간 그 피해는 후원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고 있어도 적어두고, 확인했어도 또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게 다 후원자 때문입니다.
우리를 도와준 후원자에게 보답하는 길이 이것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머리회전이 팍팍 됩니다.
내 나이면 퇴보돼야 정상인데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나를 똑똑하게 만든 장본인이 후원자, 당신입니다.
몇 년 전, 인생의 쓴맛을 맛보았습니다.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우리 동네는 큰 병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종합병원이 들어오게 됐습니다.
병원도 PR시대라 홍보에 열을 올리더군요.
어르신이 많은 우리 급식소도 찾아와 물티슈와 홍보책자를 돌리고 갔습니다.
홍보 직원에게 극진히 대했습니다.
나를 좋게 봤는지 “내일 병원장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라며 떠났습니다.
속으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병원의 병원장이 온다고, 후원 엄청 하겠네. 신난다. 말 잘해야지”라며 다짐했습니다.
다음날 깨끗한 옷을 입고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먼저 우리 마을에 큰 병원이 들어와 참 좋습니다.
우리에게 후원하시면 홍보는 저희가 해드리겠습니다.”
이게 실수였습니다.
병원장은 그런 뜻에서 온 게 아닌데 내가 설레발 친 것입니다.
당연히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너무 아는 척했고 교만했습니다. 상대방의 의중을 몰랐습니다.
이때 배운 게 있습니다.
“조금은 순진하게 살자. 치장하지 말고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
머리는 후원자들 연말정산할 때나 쓰고 평상시에는 어딘가 조금 모자라게 살자.”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묻는 말에 대답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