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무료급식(만나무료급식)은 총 104그릇이 나갔습니다. 봉사자까지 합치면 112그릇이 나간 것입니다.
오늘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이 오셨네요.
그나마 다행인 게 특정시간에 몰려오신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골고루 오셨기 때문에 비좁은 장소에서 이만한 인원을 대접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시간에 가면 사람이 몰리겠거니”하고 미리 짐작해서 그 시간을 피해 오시거든요.
우리를 배려하는 고마운 마음인 것 같습니다.
나중엔 동태국이 모자라 못드렸을 정도였습니다. 어디 이것뿐입니까. 밥도 모자라 봉사자들은 조금씩 나눠먹고, 그것도 모자라 라면으로 대신 배를 채우신 분도 계셨지요.
결국 급식시간이 끝날 무렵에 오신 어르신 두 분께서는 식사도 못한 체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습니다. 너무나 죄송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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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무료급식(희망의무료아침식사)도 밥이 모잘랐던 것은 매한가지였습니다. 할 수 없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라면을 드렸죠.
아침식사를 라면으로 대신 드렸던 두 분께 굉장히 미안하더라고요.
내일부터 양을 조금 늘려야겠습니다.
너무 많은 분이 오시기 때문이죠.
지금이 시대적으로 어려운 시대인 게 분명합니다.
아침무료급식을 시작한지 만 1년이 되어갑니다.
꾸준히 아침을 대접한다는 게 정말 힘든 일 같아 보이지만, 그건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우리가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면 모든 게 우리 하나님께서 함께 동행해 주셨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죠. 1년 동안 아프지도 않았고 가족의 건강까지 책임져 주셨다는 것, 또 아침식사 덕에 매일 새벽기도회도 참석할 수 있어서 경건의 생활을 덤으로 할 수 있었다는 고백을 이 사역을 담당하고 계신 우리교회 장로님의 입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식사 봉사를 시작하고 그 흔한 감기 한 번을 안 걸렸으니깐요. 이 모든 게 전부 다 우리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걸요.
이제는 희망의무료아침식사도 얼추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신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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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료저녁식사(행복한무료저녁식사)도 두 번째를 맞이하여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어제보다 많은 분이 오셔서 식사를 하시고 가셨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것인데 한 번, 두 번, 세 번,,, 이렇게 꾸준하고 묵묵히 해나가다보면 언젠간 낮의 무료급식처럼, 아침의 무료급식처럼, 저녁의 무료급식도 안정적으로 정착되지 않겠는가.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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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1월과 12월은 저로선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재정 때문이었죠. 뭐 매달 쪼이는 건 똑같지만 지난 연말과 같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교회 성도들이나 페이스북에는 알릴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너무 돈이 없어 죽겠다”라는 말도 이제는 면역이 됐는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같고, 또 기도로써 하나님이 해결해 주실 줄 믿고 조용히 기다렸던 것도 있습니다.
저희가 최대 적자폭이 마이너스 680만원까지 벌어진적이 있었는데 그것에 버금가는 적자폭이 지난 연말에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말입니다. 돈에 쪼달리니깐 기가 죽고, 힘도 없으며, 어깨도 축 느려져 보이더라고요. 제 아내가 저에게 “당신이 요즘 그래요”라고 하더군요.
사실 재정문제는 저와 제 아내만 끙끙 앓고 있었던 것입니다.
월말에 카드값을 낼 날짜가 다가오고, 월초에 이것저것 나갈 고정금액 목록들을 생각하니 괜히 밥맛도 없어지고 자꾸 아내에게 신경질을 부리게 되더라고요.
그런데요.
이런 와중에 2018년 12월 31일 마지막 날에 문자가 하나 온 것이 아닙니까. 평소에 존경하고 있던 전도사님을 통해 50만원이 입금된 것입니다. 아이쿠, 또 생전 모르는 분인데 홍콩에 사시는 어떤 귀한 분께서 20만원을 보내주셨고요, 또 제 친척 목사님으로부터 10만원을 후원받았고요. 아무튼 여러모로 월초에 나갈 고정금액이 딱 맞아 떨어진 게 아닙니까. 급한 불은 끈 셈입니다.
정말, 어떻게, 이렇게, 극적으로, 31일에, 그 금액이 충당되냐고요.
우리 하나님의 절묘한 타이밍, 밀당의 고수이신 우리 하나님, 이게 기적이 아니고 뭐가 기적이겠습니까.
또 다음 달이 걱정이지만 그래도 “이번 달의 ‘만나’”로써 다 채워주신 우리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제는 한시름 놨습니다. 정말 죽다살아난 것입니다. 월세를 비롯해 각종 식자재, 공과금 걱정을 당분간 안 할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사실 지난 달에 우리 아내한테는 돈을 한 푼도 못줬거든요. 아내 카드로 긁은 식자재비용도 못준 것입니다. 그래도 군소리 안하고 묵묵히 뒤에서 믿어주고 밀어주는 우리 아내에게 굉장히 고마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