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진학을 못했습니다.
돈도, 의지도 없었고 다리를 다쳐 누워 지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이틀 무의미하게 살았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했습니다.
팔팔할 나이에 집에만 있는 내 자신이 싫었습니다.
문득 나도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붕어빵이 생각났습니다.
당장 을지로 방산시장을 갔습니다.
거금 30만원을 주고 기계를 사왔습니다.
포장마차도 만들었습니다.
붕어빵이 있는데 어묵이 빠지면 섭섭하니 그것도 설치했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아참, 명색이 내 인생에서 첫 번째 가게를 오픈하는 건데 상호를 정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포부를 크게 가졌습니다.
세계로 뻗어가라는 의미에서 “월드붕어빵”이라고 지었습니다.
장사 잘 됐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처음 생긴 붕어빵이라 매일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대기표를 뽑을 정도였고, 긴 줄이 연병장 두 바퀴 반이나 됐을 정도였습니다.
오일장이 있는 동네라 그날만 되면 진짜 정신이 훅 나갔었죠.
붕어빵은 모두 현금박치기입니다. 카드 안 받았습니다. 저녁에 집에 와서 돈 세는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붕세권"이 우리 때문에 생겼을지도,,,
그렇게 잘 됐는데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매출이 확 줄었습니다. 또 여름만 되면 파리 날리는 한철장사라 접었습니다.
1997년 겨울 이야기입니다.
이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나도 하면 된다”란 자신감과 성취감, 책임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말부터 합니다.
말부터 꺼내놓고 그 말에 책임을 지려는 마음에서 행동으로 옮깁니다.
허풍 같고, 가벼워 보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현실을 봤을 때 불가능해보일지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말부터 떠벌립니다.
결과적으로 반 이상의 성과는 냅니다.
“다른 사람은 못해도 나는 할 수 있다.
비록 하찮은 붕어빵 노점이라도 세계로 뻗어가리라.“
한 사람의 성과, 명과 암, 빛과 그림자, 업적과 과오는
죽어서 하는 건데 과연 내가 죽으면 어떤 평가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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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단체 회원에게 우편을 보냈습니다.
존경받을만한 당신, 사랑하는 후원자님께
지난 1년 동안 정성과 사랑으로 무한한 신뢰를 베풀어주신 점 깊이 감사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후원을 잊지 않고 선한 일에 동참해주신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은혜를 잊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아쉬운 점 감출 길이 없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뛰도록 하겠습니다.
몸이 가루가 되도록 열정을 불태우겠습니다.
총회자료집은 PDF로 올려놓겠습니다.
우리 단체가 어떻게 살림을 꾸려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월 15일 ~ 31일까지
만약 못 받은 회원이 있다면 연락주십시오
010-4258-6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