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디지털 세상입니다.
0과 1로 세상을 표기할 수 있습니다.
1은 110001
2는 110010
3은 110011
a는 1100001
b는 1100010
c는 1100011
가는 1010110000000000
나는 1011000010011000
다는 1011001011100100
컴퓨터상에선 이렇게 표현합니다.
1988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모든 컴퓨터를 먹통으로 만든 사건입니다.
당시 안철수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밤새 연구했습니다.
바이러스도 디지털화된 프로그램이므로
이진화된 것을 반대로 만들어 컴퓨터에서 돌려보았더니 바이러스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국산 백신프로그램 “V3”의 시초였습니다.
얼마 전 독감예방접종을 맞았습니다.
아팠습니다.
강한 바이러스를 이기기 위해 약한 바이러스를 몸에 집어넣는 게 백신주사입니다.
바이러스를 이겨낼 항체가 생기면 어떤 것도 거뜬히 이길 수 있습니다.
목회나 무료급식을 하다보면 자꾸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DM이나 전화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고
찾아와 협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맞서 싸웠겠지만 지금은 안 그렇습니다.
노련해졌으며 의연하고 단단해졌습니다.
남들처럼 산전수전 겪어보지 않았지만 점점 굳세고 끄덕없어집니다.
자존감이 낮아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얼굴도 두꺼워졌습니다.
또 조금은 사리분별 할 줄 알아졌습니다.
사기꾼의 현란한 말솜씨에 잘 넘어가지 않습니다.
더열린교회 성도는 소수이지만 나름 재밌게 신앙생활하는 공동체입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는 규모입니다.
담임목사에게 딱 알맞은 성도 수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버겁지 않게 목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담임목사에게 감당할 수 있는 성도의 수만 허락하셨습니다.
예전에 부흥할 때보다 마음이 편합니다.
내 마음에 항체가 생겼나봅니다.
편안합니다. 조급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평화가 내 속에서 돌고 있습니다.
내 인생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갈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백신주사를 맞았네요.
“나이”라는 고급 백신주사를 맞았습니다.
젊었을 때 전부 겪어봤습니다.
잽도, 카운터펀치도 맞아봤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아프지 않습니다.
추신, 무료급식소에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난방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
무료급식소는 연료값이 비싸 전기나 기름으로 하지 않습니다.
매년 연탄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장 저렴한 대신 아침, 저녁으로 연탄을 갈아야 하는 수고가 뒤따릅니다.
그래도 고물가시대에 이게 최선입니다.
연탄 후원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