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시국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을 넘어 온 세상을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수원도 뚫렸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화성은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만 그렇게 안심할 때가 아닌 듯합니다.

이럴 땐 여러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합니다.
그래서 가급적 외출을 줄이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지금 공무원들이 쉬는 날도 없이 불철주야 비상체제로 근무하나 봅니다.
주일인데도 불구하고 화성시 공무원 한 분께서 전화를 해서는 “앞으로 무료급식소 어떻게 운영할거냐”고 묻더군요.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요.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봉사자와 어르신들의 위생에 신경을 곤두섰었는데 이런 전화를 받으니 더 신경이 쓰이네요.
한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인 걸 직감했습니다.

우리 무료급식소는 평일 아침 점심 저녁, 삼시세끼를 대접하는 곳이라 더욱 위험한 곳입니다.
같이 먹다가도, 대화하면서도 침과 같은 비말이 튈 수 있는 환경이 다분하기 때문이죠.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아침식사는 컵라면으로 대신하고
점심식사는 도시락을 만들어 나눠드리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일단 무료급식소 안에서 함께 식사하는 건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조치입니다.
대신 봉사자는 똑같이 출근해 밥과 국, 그리고 3찬을 조리해 도시락을 만드는 작업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급식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밖에서 하나씩 나눠드리면서 “집에서 식사하세요.”라고 말씀드릴 것입니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이 방법을 택한 겁니다.
우리가 무료급식을 하지 않으면 급식이 꼭 필요한 분들이 굶게 되니 문은 열어야 되고,
그렇다고 급식소 문을 열어 놓자니 이런 비상시국에 비인도적일 것 같고 해서 내린 고뇌의 결단입니다.

그래서 오늘 부리나케 안산으로 가 온 마트를 뒤져서 일회용 도시락과 뚜껑이 있는 국통을 사왔습니다. 집에 오니 저녁 9시가 됐네요.
우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우왕좌왕하며 이리뛰고 저리뛰어 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내일은 서울 종로에 있는 방산시장에 가서 더 저렴한 일회용 도시락통을 구매해볼까합니다. 우리에게 가진 돈이 너무 없어서 어떻게든 전략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아울러 우리 둘째 아들 루하의 돌이 3월 초입니다.
첫째 아들 때 가족들만 모여 조촐하게 잔치를 했던 게 아쉬워 이번에는 근사한 한정식집을 예약하고 주위 분들 모두를 초청해서 잔치를 벌이려 계획하고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위약금을 버리면서까지 오늘 취소를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 상황에 손님을 초대하는 것도 실례가 될 것 같아 내린 결정입니다.

또 4~5월 중에 우리 어르신들을 모시고 일일 야유회를 가려고 야심차게 준비했었는데 지금 상태로는 불투명해졌네요.
45인승 버스 두 대, 보험, 식사, 간식, 입장료, 단체티, 선물 등 정말 머리 터지면서까지 계획했던건데...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