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어려울수록 무료급식소의 존재가 돋보입니다.
무료급식이 존재하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국을 떠돌다 이 지역에 머물게 된 노숙자가 있습니다.
일은 잡히지 않고, 몸도 아픕니다.
집이 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상처가 컸던지 다가가려면 반사적으로 거리를 두는 사람,
도울 가족이 없는 것인지 긴 수염과 허름한 옷매, 그리고 의욕이 하나도 없어보이는 들숨과 날숨,
자연스럽게 이 사람에게 관심이 쏠렸습니다.
매일 똑같은 옷차림으로 급식소를 찾는 사람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는 일은 어떤 것보다 보람찹니다.
위급한 사람이 우리에게 온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우리에게 오는 동안 정성껏 보살필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제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목사님, 나를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 겁니다. 공짜로 먹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생기를 되찾아 은혜 갚겠습니다.”
실없이 생색내기 싫지만 그래도 이런 미담은 다같이 공유하고 싶습니다.
“후원자, 당신이 후원하고 있는 이곳은 만나무료급식소입니다.”
급식소 안에 성금함이 있습니다.
오고 가며 후원금을 집어넣습니다.
1,000원, 5,000원 부담 없이 후원합니다.
어떤 이용자가 편지를 써서 5,000원과 함께 넣었습니다.
내용은 “봉사자들에 대한 감사의 편지”였습니다.
이런 미담도 있었습니다.
“후원자, 당신이 후원하고 있는 이곳은 만나무료급식소입니다.”
무료급식이 진행되는 동안 나의 위치는 정문입니다.
문지기가 내 포지션입니다.
이용자들에게 인사하는 것과 질서유지가 내가 할 일입니다.
봉사자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과 이용자들의 필요를 선재적으로 알아채서 지시하는 게 가장 큰 일입니다.
마치 매의 눈같이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에 탑재된 최첨단 레이더 같이 급식소의 모든 곳을 샅샅이, 빈틈없이, 모조리 탐지해 내야합니다.
아파도 이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그동안 많이 아팠습니다.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혼자 방에서 격리되어 고열과 사투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됐습니다.
공교롭게도 봉사자 대부분도 아파서 급식소를 나오지 못했습니다.
초비상이 걸렸죠.
다행히 크리스토퍼 봉사단체가 와서 도와줬습니다.
두 번 다시 겪기 싫은 위기였습니다.
요일별로 오는 정기봉사자가 더 많이 필요한 만나무료급식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