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봉사시스템은 참 잘 돼있다.
1365자원봉사포털이나 두볼(청소년활동정보시스템 e-청소년), 그리고 VMS(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등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봉사를 원하는 사람은 여기서 신청한 다음 봉사하면 봉사점수를 올려줄 수 있다.
봉사점수로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원하는 봉사시간을 채우며 생활기록부(나이스)에도 올라간다. 또 대학입시나 취직, 공무원시험 등 활용범위도 크다.
우리 입장에서도 봉사자를 통해 힘을 덜 수 있어 좋다.

후원도 똑같다.
개인이나 기업에서는 수입에 일정금액을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데 이것을 복지시설에 후원하게 되면 국가에서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 잘 정착돼 있다.
무료급식소도, 개인도, 기업도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사회복지제도인 것 같다.
참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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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무료급식이 끝나면 퇴근할 때도 있고, 후원물품을 받으러 갈 때도 있다.
그러면 대표인 나를 찾는 전화가 빗발친다.
“쌀을 가져왔는데 급식소 문이 닫혔네요, 밭에서 나물 좀 뽑았는데 급식에 쓰라고 가져왔어요. 밥을 굶고 있는데 도움 좀 받으려고 왔어요.”
이런 전화를 수시로 받는다.
그래서 언제나 급식소 근처에서 5분대기조로 스텐바이 하고 있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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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영은교회를 시무하는 장로님 중 하남에서 냉면공장을 운영하시는 분이 있다. 이 분께서 우리 급식소에 냉면과 육수를 후원해 주기로 했다.
“하남까지 거리가 머니 저희가 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닙니다. 저희가 갖다드려야죠. 담임목사님이 갖다드리라고 했어요. 다음 주 목요일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수원영은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주일낮예배 설교시간 도중에 우리 만나무료급식소 이야기를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쩐지 이상하게 갑자기 블로그 조회수가 지난 월요일부터 상승하더니 우리에게 후원하시겠다는 문의가 많아졌다.
무엇으로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고민 또 고민이다.
“다시 한 번, 수원영은교회 모든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은혜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하는 배자매님을 통해 축복이 고구마 줄기처럼 주렁주렁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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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작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식을 중단했다가 다시 어렵게 문을 연 급식소를 찾는다는 전화였다.
우리는 원래 도시락을 나눠주었기에 해당이 안 돼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왜 전화 받는 목소리에 힘매가리가 하나도 없냐? 밥을 굶었냐?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며 아내가 핀잔을 주는 게 아닌가?
“그렇게 전화를 받으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잔소리를 퍼부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귀가 따가울 정도다. 아무래도 이비인후과에 가봐야 될 것 같다.
다음부터 전화 받을 땐 “솔”음으로 올려 받기로 하고 아내와 화해했다.
우리 아내의 잔소리는 정말 우주최강 울트라 따따블, 곽철용의 ‘묻고 더블로 가’ 보다도 무셥따.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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