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햇빛을 가려줄 차광막을 설치했다.
이제 조금이나마 뜨거운 열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급식소 이용자 말고도 주민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햇빛을 피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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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금요일 무료급식 메뉴는 특별식이 나간다. 시원한 냉면이 그것인데, 이를 위해 창고 깊숙이 있던 육수냉장고를 꺼내 청소를 했다.
사실 우리에겐 매번 해온 방식대로 백반을 만들어 대접하는 것이 쉽고 편하다. 하지만 어르신 입장에서는 뭔가 특별한 음식도 당기지 않겠나싶어 어렵더라도 특별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국수 종류는 급식하는 동안 계속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누구 한 사람은 뜨거운 열기와 계속 사투를 벌여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맛있게 드실 어르신을 생각하면 그쯤이야 괜찮다.
이날 냉면과 육수는 수원영은교회 장로님이 모두 후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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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해 주신 국물멸치가 도착했다.
그런데 포장을 뜯는순간 "와~" 이런 색깔의 멸치는 처음봤다. 아름답고 투명한 은색 멸치가 한 눈에 봐도 “내 몸값 비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감사하다는 전화를 드렸는데 “양 많고 싼 것보다 비싸도 맛있는 걸 후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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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등학교 동창이 있다.
이 친구가 결식아동을 위해 간식을 후원해 주었다.
현재 이 친구 돈이 궁한 걸 내가 아는데 후원이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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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행주가 필요합니다.>
행주가 떨어져가고 있다.
“행주 후원해 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행주가 얼마나 된다고 그냥 사면 되는 것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다.
그 말도 맞다. 우리가 사도 된다. 그만한 돈 있다. 그러나 난 후원의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다. 아주 떳떳하게 말이다.
후원에 관심이 없다가도 “행주쯤이야 내가 사줄 수 있지”라고 느껴 한 번, 두 번 후원을 하다보면 묘한 기쁨과 후원에 대한 관심이 고취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정기후원을 만원씩 해서 무료급식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분이 있다.
이처럼 내가 보내준 간식으로 촐촐 굶고 있던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었다.
큰 것으로 후원하려는 생각을 버려도 된다. 우리에게 행주 몇 장, 고무장갑 몇 개, 과자 몇 봉지, 컵라면 몇 개, 이렇게 주어도 괜찮다. 그걸로 “왜 이리 볼품없게 후원하지?”란 생각 전혀 안한다.
오히려 더 귀하게 생각하는 “나”이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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