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무료급식 이용자에게 가장 취약합니다.
그래서 늘 걱정이고, 늘 노심초사합니다.
숨은 감염자가 많은데, 휴가지마다 사람들로 발딛을 틈이 없습니다.
휴가철이 끝나는 8월 말이면 확진자가 폭발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일이 터지기 전에 선재적으로 움직여야합니다.
그래서 장고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급식소 안에서의 식사는 중단하고,
대신 도시락을 만들어 밖에서 나눠드리겠습니다.
정책을 쉽게 바꾸는 걸 싫어하지만 이번만큼은 발빠르게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부터 곧바로 실시하겠다는 말에 봉사자들이 바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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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급식소 앞에 현수막 보고 전화했습니다.
'결식아동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해드립니다.'란 현수막을 보고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밥을 굶었거든요.
내가 술, 담배 끊고 그 돈으로 후원작정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현수막의 글귀 하나가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결심까지 하게 만듭니다.
믿겨지지 않습니다.
금연센터에서 하는 일을 우리가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값지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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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예쁜 분이 있습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인데, 매달 수입에서 일정금액을 후원합니다.
오랜만에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목사님, 저 사업 접었어요. 그래도 후원은 계속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분.
수입이 없을텐데,,,
어렵게 사는 걸 아는데,,,
참 귀한 후원금입니다.
두 렙돈 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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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돈이 없어본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웬만해선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안에 돈이 하나도 없었을 땐 신기한 일들이 생깁니다.
쥐구멍에 볕들듯이, 완전히 돈이 없으면 어디선가 모르게 돈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돈이 있으면 앞에서 말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번 위기도 돈이 씨가 말라야 탈출하겠구나"라며 의연해지고 느긋해졌습니다.
지금도 이런 습성이 남아있어, 웬만해선 돈 가지고 저를 유혹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