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남

카테고리 없음 2024. 6. 28. 20:43

개념남(槪念男)이 되고 싶습니다.
모든 면에서 사리분별 잘하고 기본적인 개념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교양과 상식을 갖춘 사람, 생각부터가 올곧은 선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사회 정의구현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무료급식소를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또 목사로서 공감능력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나는 '경계성 지능장애'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에 있습니다. 아마 이 노력은 죽는 날까지 계속 할 것 같습니다.
후천적으로 개발, 노력하는 게 많은데,
그 중 “상대방의 입장(머리, 생각)에서 행동하자”도 하나에 속합니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 어떤 고민을 하는지 계속 연구하고 또 연구합니다.
눈치 보는 것과는 다릅니다.
나는 자존감만은 충만하기 때문이죠.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과연 후원자가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한테 자신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겁니다.
그래서 더욱 기도하고, 애쓰고, 트레이닝 하는 겁니다.
“하나님, 저와 함께해주세요.
순간순간 하나님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인 걸 하나님도 아시잖아요.
많이 부족하고 덜떨어진 사람 맞잖아요.
새로운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말의 실수가 없도록 지혜와 순발력을 주세요.
저의 행동이 가식으로 보여지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이렇게 매일 기도합니다.
내 소원은 개념남, 뇌섹남이 되고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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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24세 때였습니다.
수능을 보는 족족 망쳤습니다. 결국 4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학을 못 갔습니다.
쓸모없는 잉여인간처럼 무의미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삶도 무의미했고, 교회도 무의미하게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했습니다.
동네 바보처럼 교회근처를 빙빙 돌며 시간만 보내던 나를 불렀습니다.
“이름이 성민이라고 했나? 교회 방송실에서 봉사해보지 않을래?”
당시 몇 천 만원을 들여 모든 장비를 새로 바꾼 상태였습니다.
그때가 1998년이었고, 그날부터 방송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실수연발이었죠.
설교 도중에 하울링이 삑- 울려 모든 성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조명을 잘못 건드려 전체 셧다운 된 적도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목사님께 정말 많이 혼났습니다.
그땐 얼마나 창피했던지 죽고 싶을 만큼 창피했습니다.
이런 시간이 흐르고 흘러 10년을 방송실장으로 있었습니다.
강산이 한 번 변했고,
이제는 담임목사님도 "김성민이 방송실을 지키고 있을 때가 마음이 놓인다" 말씀할 정도가 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이제는 방송에 대해 준전문가가 됐습니다.
당시 서울에 있는 유명한 음향엔지니어와 1대1로 레슨을 받았고, 코엑스에서 열리는 방송장비 전시회는 매년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습니다.
또 각종 세미나는 교회에서 모든 경비를 대주며 교육을 받게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시간을 빌어 김길수 목사님과 사강감리교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성민이란 한 사람을 다듬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뾰족뾰족, 원석과 같은 철부지 인간을 정상적인 사람이 되겠끔 깎아주셨습니다.

교회건축이 마칠 때까지 임시로 급식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음향, 영상, LED전광판, 조명, CCTV 등 모든 장비를 새로 구성해야만 했습니다.
돈이 없는 관계로 나와 몇몇 봉사자들이 힘을 합쳐 설치했습니다.
어떤 예비역이 말한 것처럼 손이 기억하고 있더군요.
옛날에 배웠던 기술을 평생 써먹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상촬영, 동영상편집, 홍보, 컴퓨터 수리도 전문가 수준으로 혼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컴퓨터를 전공해서 데이터베이스와 서버관리도 할 줄 알죠. 물론 홈페이지 관리도 문제 없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인 C언어, 자바, ASP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쳐봤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준 장본인이 사강감리교회이고, 김길수 목사님이네요.
가능성이 전혀 없던 사람을 믿어주고 격려해줘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지금의 후원자가 이런 마음이 아닐까요?
겉으로 보기엔 형편없는 무료급식소인데 눈을 질끈 감고 후원하다보면 나중엔 크게 성장해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현재 우리를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고마운 후원자들.
후원자, 당신이 나의 미래입니다.
후원자, 당신이 만나무료급식소의 미래입니다.

Posted by 만나무료급식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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