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 앞에 설치된 무료나눔냉장고의 열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더워질수록 더 찾습니다.
지나가며 찾고, 일부러도 찾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에도 찾고, 새벽에도 찾습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이 찾습니다.
분명한 건, 소외된 이웃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냉방에 취약한 분에게 힘이 되고자 설치한 것입니다.
이런 취지를 알고 전국에서 물품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생수, 참치, 컵밥, 라면 등
귀한 일에 동참해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철저히 구분해서 무료냉장고에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군침도 흘리지 않겠습니다. 우리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지혜롭게 운영하겠습니다.
“지혜롭게”란 여러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다른 곳도 ‘무료나눔냉장고’를 설치했는데 민원 때문에 철수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편의점이나 작은 구멍가게는 생수를 팔아야됩니다. 여름장사가 매출에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무료냉장고를 이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매출에 지장을 입습니다. 저희도 100% 공감합니다. 여름장사가 잘돼야 됩니다. 소상공인 편입니다.
저희도 이 문제를 무겁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지 멀쩡한 사람이 이용하는 건 경우에 벗어난다고 봅니다. 충분히 사먹을 수 있는데 공짜로 이용하면 안 되죠.
지금은 경기침체인데 더욱 사회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이 됩니다. 건전한 소비는 내수경제에 큰 힘이 되니까요.
그래서 안내문을 적었습니다.
“1개씩 가져가세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냉장고입니다. CCTV 설치중”
특히 CCTV는 “감시용”이라기보다는 선뜻,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경각심을 주기 위함입니다.
이랬더니 이용자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다시 말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학생들도 이용했지만, 지금은 독거노인, 노숙자, 일일근로자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