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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예배

만나무료급식소 2020. 8. 23. 15:37

정부지침에 따라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썰렁한 본당에서 카메라를 주시한 채 혼자서 드리는 예배가 무척 어색했습니다. 성도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고개를 끄떡이든지 “아멘”으로 화답했을 텐데 그런 게 없으니 예배 한 것 같지가 않더군요.
수도권에 있는 교회들이 다 이랬으니 목회자나 성도나 모두 저의 심정이었을 것같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화성시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돌아오는 일요일 예배 어떻게 하실 예정이세요?”
“우리는 온라인으로 드릴 예정입니다”
“화성시 주관으로 한 번 방문해 볼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오셔도 됩니다.”

화성시에 있는 모든 교회에 똑같은 전화를 걸었을 텐데 공무원도 힘들 것입니다.
지금 정부나 경기도, 화성시 모두 비상인 것 같습니다.

어제 성도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집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예배하세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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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목사요.”라고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워서 감추고 싶습니다. “교회”란 단어도 마찬가지고요. 뉴스만 틀면 “교회 뉴스”가 나와 민망하고 창피합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애쓰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와 선별진료소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온라인으로 예배를 마치니 특별한 일이 없더군요. 혼자 멀뚱멀뚱 있다가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도 선별진료소가 있는데 거기서 일하는 고마운 분들에게 뭐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은 것입니다. 사죄하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도시락으로 할까? 얼음팩으로 할까? 혼자서 고민하고 있는데 시간도 많으니 직접 찾아가 필요한 걸 물어보기로 하고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더운 날씨에 파란색 방역옷을 입고 고생하고 있는 한 분께 물었습니다.
“저, 말씀좀 여쭤도 될까요?”
“네, 무슨 일이시죠?”
“이 지역 주민인데요. 저희가 고마워서 그런데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요. 뭘 준비하면 좋을까요? 또 몇 분이 일하고 계신지도 알려주시겠어요?”
“아, 그러세요.”

이렇게 대화를 잘 마쳤습니다.
그래서 내일 오전에 정성껏 준비해서 갖다드릴 예정입니다.

이미지출처 구글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