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사람
어쨌든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올리려 다짐했으나 어제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정신일도로 모니터 앞에 앉아있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건 눈꺼풀인 것 같다.
더열린교회의 설교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끈기 있는 신앙, 꾸준한 신앙, 끝을 보는 신앙, 진득함” 등이다.
이제 웬만한 성도는 설교제목부터 미리 결론을 내릴 정도로 “오늘도 비슷한 레퍼토리가 나오겠군.”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설교자를 맞이한다.
이젠 더열린교회 성도들도 담임목사화 돼 간다.
“절대 중도포기하지 말자, 낙오자가 되지 말자, 하루하루가 쌓여 10년, 100년을 만드는 거다. 신앙은 마라톤이다.”
누가 날 보고 “외골수”라 한다.
외골수란 말이 듣기 싫지가 않다.
언제나 변함없는 삶이 좋다.
나와 한 번 맺은 관계는 죽을 때까지 가고싶고,
내가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한 분은 죽을 때까지 내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
누가 스승을 욕하고 공격하며 날 회유한다해도 일편단심을 가지고 싶다.
한 번 보고, 두 번 다시는 보기 싫은 “질리는 사람”이 되기 싫다.
끝이 안 좋은 사람도 되기 싫다.
원수 맺고 살긴 싫다.
우리 단체에 후원하시는 분을 보면 많게는 9년 동안 계속 후원하시는 분이 있다.
평균적으로 볼 때도 3-4년은 우리 단체와 인연을 이어가는 분이 대다수다. 이게 참 신기하다. 어떻게 나와 우리 단체를 이렇게 꾸준히 도와줄 수 있는지?
사실 이런 것 때문에 나는 변하면 안 되는 사람이다. 조금 컸다고 깝쭉되고, 목에 깁스하고, 어깨에 뽕 들어가면 나는 절대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유치장에 가 있을지도...
우리에게 후원할 생각이 없었던 분도 인터넷이 아닌 직접 대면해보고, 함께 봉사해보고, 혹은 말을 걸어본 사람은 선뜻 우리에게 지갑을 열어젖힌다.
참 기가 막힌다.
그저 우리에 대한 첫 인상이 영원하길 바랄 뿐이다.
봉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만 부려먹거나, 손가락으로 지시만 하지 않고 직접 팔 걷어붙이고 앞장서서 봉사하는 모습,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 만약 우리 단체가 지금보다 훨씬 커져도 나는 설거지를 꼭 해야 하나봐.”라고...
--
우리에게 온라인으로 후원금이나 헌금을 보내오는 분은 어쩔 수 없지만, 직접 봉투에 현금을 넣고 봉투 채 주는 분은 봉투 안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그 자리에서 열어보지 않는다. 몹시 궁금해도 절대 열어보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지켜왔던 철칙이다. 돌아오는 주일낮예배 시간에 받아뒀던 봉투 채 강대상에 올리고 봉헌기도를 마친 다음 열어본다. 그 사이에는 절대 열어보지 않고 있다.
이미지출처 구글이미지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