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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 중단
만나무료급식소
2021. 4. 9. 22:41
가만히 있어도 기도가 저절로 나옵니다.
지난 15개월을 잘 버텨왔는데 지금은 또 다른 상황입니다.
급식소 길 건너까지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굉장히 민감해졌습니다.
동네에 적막함이 맴돕니다.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우리 급식소뿐입니다. 그것도 면역력에 약한 노인이 대부분입니다.
말은 안 해도 우리를 향한 시선이 좋지 않다는 걸 압니다.
왜냐면 자칫 급식소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지역경제가 받는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우리 때문에 더 어려워진다면 어떡합니까?
지금까지 저를 포함한 모든 봉사자와 이용자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받은 은혜에 누를 끼쳐드리기 싫습니다.
교회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인데 여기에 기름을 붓기 싫습니다.
그래서 참 어렵게 내린 결정인데,
다음 주 월요일부터 무료급식을 중단하겠습니다.
모든 정기봉사자에게 나오지 말라고 하겠습니다.
대신 저는 출근하겠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빵과 우유를 구입해 나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리하지 않아도 되니 저 혼자서도 가능하겠죠.
급식소 밖에 앉아있다가 어르신이 오시는 대로 바로 나눠드리겠습니다.
모여 있지 못하게 조치하겠습니다.
이게 내 머리에서 짜낸 마지막 방법입니다.
이렇게라도 무료급식을 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남양 주민들이 우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걸 압니다.
조심할테니 안심하시고 지켜봐주시고 사랑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십시오.
남양주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