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 이야기
테이블과 파라솔이 차례대로 왔습니다. 언제부터 식사로 대체할지 카운트다운만 남았습니다. 기도해보고 가장 적절한 때에 도시락 말고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주로 타는 차가 펑크가 났습니다. 카센터에서 15,000원 드는 게 아까워 직접 지렁이를 끼워 갈았는데 이번만큼은 보험사를 불렀습니다.
뉴스에 무료독감백신 문제 때문에 접종이 미뤄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근데 저희를 사랑하는 집사님 한 분께서 “목사님 무료백신 말고 병원가서 돈내고 맞으세요. 목사님과 사모님, 아이들까지 아프지 말아야 무료급식도 할 수 있잖아요. 아이들까지 네 명분의 가격을 보내겠습니다. 목사님 꼭 건강하셔야 됩니다.”라며 16만원을 붙여주셨습니다.
아이고 이게 도대체 웬일입니까? 말도 안 되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우리 가족까지 생각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들로 밤잠을 못 이뤘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이들과 같이 맞으러 갑니다.
“고맙습니다. 집사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전에 사역했던 곳이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바로 아래에 위치한 교회였습니다. 입 밖으로 꺼내기조차 힘든 세월호사건이 있었던 곳입니다. 그때 함께 지냈던 학생도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월호는 쓰린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 쓰는 것조차 힘듭니다.
이때 알았던 집사님이 있는데 1년에 2번씩 방문해 인사를 드립니다. 세월호로 장녀를 하늘나라로 보낸 집사님 가정입니다.
오랜만에 집사님 댁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초인종을 누르고 무심코 “온유네 집이죠?”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닙니까? 온유는 세월호로 희생한 집사님의 자녀이름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나와버린 것입니다. 집사님이 나오셔서 아무 일 없는 냥 반겨주셨지만 두 눈가에 눈물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아픈 마음을 떠오르게 했던 제 실수가 참 원망스럽습니다.
“집사님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