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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소 이야기

만나무료급식소 2020. 9. 22. 22:53

오직 봉사자에게만 주려고 비타500 한 박스를 구입했습니다. 무엇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 숭고한 마음에 항상 감동받습니다.

서울 상암동에 사는 집사님을 통해 원탁 테이블을 구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1차로 의자가 도착했습니다. 어르신이 앉을 때 균형을 잡으라고 등받이가 있는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앞으로 도시락이 아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밥과 반찬으로 정성껏 대접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돌아가야겠죠.

무료급식 후 잠깐 안산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근데 근처 마트에서 키친타올이 세일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뭡니까. 다음 달 “사랑의상자배달”에 키친타올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한 발 늦어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헛수고했습니다.
이렇듯 내 머릿속에는 온통 사역생각뿐입니다. 빅세일한다는 소리에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내 삶 자체가 사역이고 사역이 곧 삶인 걸 깨달았습니다.
누구와 약속이 있어서 가는 중에도, 지인과 식사하는 중에도 머릿속에는 끝임 없이 무료급식과 연관지어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심지어 잠 잘 때까지 말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 설교준비를 위해 교회로 출근하려는 순간 아내가 질문했습니다.
“10년 쯤 설교했으면 설교준비 하루 안 해도 되잖아요?”
목회자는 평생 설교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게으르게 하면 직무유기입니다. 목회자가 매너리즘이나 나태함에 빠지는 순간 그 목회자는 타락한 것입니다.
근데 알고 보니 맨날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없어서 그런 질문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약간, 아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아침에 눈뜨고 잠들기까지 아내와 항상 함께 지냅니다. 무료급식, 육아, 식사 등 모든 게 부부일심동체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마음이 맞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이 있으면 지겹지 않냐”고 묻는데 별로 불편한 걸 못 느끼겠습니다. 서로 숨김없이 평생친구처럼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내 마음을 가장 잘 읽는 사람이 우리 아내입니다. 때론 내 지도자가 되고, 동역자가 되고, 조언자가 됩니다. 이 사람 없으면 나는 허수아비일 뿐입니다. 아무것도 못해요. 꼭 아바타 같아요. 하나님께서 주신 내 갈비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