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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만나무료급식소 2021. 1. 13. 00:10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서자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도시락 무료급식"을 중단했습니다. 대신 컵라면과 우유로 대체했죠. 아침마다 조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소수의 봉사자로 이 비상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었습니다.
출근해서 그날 나눠드릴 물품을 구분하고 포장하고 나눠주면 되는 간단한 일로 바뀐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후원자의 컴퓨터도 수리해주고, 교회 인터넷방송 시스템도 점검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컴퓨터나 노트북이 고장난 후원자는 저에게 맡겨주세요. 완전 쌘뺑으로 고쳐드리겠습니다. 돈 안 받고 고쳐드립니다.

저희에게 핫팩을 후원해주는 분이 많습니다. 추운 겨울 아주 좋은 선물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모교에서 컴퓨터언어 강의를 했었습니다. 그때 인연이 된 제자도 핫팩을 후원했습니다.
“교수님, 하는 사업이 잘 되면 더 많이 할 텐데 요즘 어렵네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랑하는 제자입니다. 동민씨, 늘 고마워요.

아내가 문득 말을 걸어옵니다.
“당신, 무료급식에 오는 어르신들에게 전처럼 도시락으로 만들어 드리면 어때요?”
이제 우리 아내도 내 성격을 따라갑니다.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을 벌이는 성격인데 이번엔 아내가 내 생각을 앞질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좀이 쑤셔서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아내가 먼저 도시락으로 무료급식을 하자고 하니 살맛납니다. 저야 컵라면과 우유를 나눠드리는 것보다 밥짓고 반찬 만들고, 튀기고, 조리하는 게 완전 좋죠.
그래서 이번 주까지 준비를 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다시 도시락을 만들어 대접하는 계획을 짜보려고요.
으라차차. 우리에게 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