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시락으로 무료급식을 시작합니다.
개구리가 더 멀리 뛰어오르기 위해선 최대한 몸을 움츠리듯,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가 되기 위해선 고통의 변태 과정이 필요하듯,
“지금은 최대한 동면(冬眠)할 때”라며 예전에 맞보지 못했던 긴장감 없는 나태한 삶들이 나를 미치게 한다.
이런 합리적이고 그럴듯한 명제에 갇혀 내 삶을 허비한다는 게 도저히 더는 못 견디겠다.
사회전반으로 어려움이 과중되는 지금 우리도 똑같이 타의적 동면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기로 했다. 미친 듯 일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다시 도시락으로 무료급식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원래는 이참에 아침무료급식도 시작하려 했으나 여건 상 못하고 점심무료급식만 도시락을 만들어 대접하려한다. 빨리 코로나가 잠식되어 하루 세끼, 아침 점심 저녁 무료급식 하는 날을 고대해본다.
그래서 봉사자들에게 연락을 했다. 고맙게도 내 뜻에 모두 동참해주었다. 제일 난공불락인 우리 아내까지 설득완료.
이제 발에 불 떨어진 주인공은 우리 아내이다. 지금 부리나케 식자재 주문하느라 난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하다.
지금까지 빵과 우유를 후원해 주신 고마운 후원자가 많다. 이분들이 있어 2주간 잘 대접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어찌나 빵과 우유를 좋아하시는지 모르겠다. 나도 나이 들면 좋아해 지려나? 아무튼 굉장히 좋아하신다.
호매실동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시는 분께서 우리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라며 맛있는 사과를 직접 가져오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후원이라니, 그래서 세상은 참 살맛나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고맙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에게 정성껏 대접하겠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후원 받은 건 모두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분에게 전달하고 있다. 절대로 봉사자 개인이 먼저 편취하거나 손을 대지 않는다. 이건 급식소를 운영하면서 배운 교훈이고 내가 대표로 있는 한 모든 봉사자들에게 누누이 각인시키는 정신과도 같다. 급식소를 하면 할수록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참 와 닿는다. 이동원목사님도 존경한다.

